반격 나선 서청원‧최경환, 인명진도 도려낼까

'徐 혼자' 혹은 '徐‧印 동반' 퇴진 등 막장 드라마의 결론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제13차 상임전국위원회의가 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날 상임전국위는 비대위원 구성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1시간 40여분 만에 무산됐다. (사진=윤창원 기자)
친박계 핵심에 대한 인적청산 문제를 놓고 벌어진 새누리당 내분 사태가 이전투구 양상으로 지속되고 있다.

사면초가의 위기였던 서청원 의원은 6일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 구성을 가로막는 반격을 가했다. 친박계 강경파는 내친 김에 인 위원장을 교체하고, 새로 비대위를 구성하는 수습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를 추진하려다 무산되면서 상처를 입었다. 상임전국위를 열지 못하자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핵심 친박 의원들을 징계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반면 싸움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최경환 의원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분란의 결과 서 의원이 무릎을 꿇고 탈당하거나, 서 의원과 인 위원장이 동반 퇴진하더라도 최 의원은 끝까지 당에 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 (사진=자료사진)
◇ 서청원, 단기필마? 최경환의 음모?

당 지도부는 상임전국위 무산을 서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회의장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방해하는 세력들이 있다"며 "반대 작업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 의원의 배경에 최 의원의 조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정족수를 미달시키는 방식을 썼는데 친박 실세인 최 의원이 움직였다면 출석 인원이 더 적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회의에는 상임전국위원 51명 중 26명이 와야 정족수가 채워지는 상황에서 24명이 왔다. 지난해 5월 친박계가 현재 개혁보수신당 소속인 김용태 의원의 비대위원장 카드를 무산시킬 때보다 많은 의원이다.

반대로 최 의원이 겉으론 '2선 후퇴' 원칙으로 행동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뒤에서 흐름을 주도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비대위 핵심인사는 청와대 개입설(說)을 제기했다.

최 의원 개입설은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의 혈투로 그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계산 때문에 퍼지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사퇴의 귀결이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의 동반 퇴진으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말쯤 두 사람 사이의 회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최 의원에 대한 인적청산 움직임은 종료될 공산이 크다.

친박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서 의원 입장에선 인 위원장만 물러나면 자진 탈당으로 명예를 찾을 길이 열린다"며 "비대위는 새로 꾸리고 인적청산을 최소화 해 당을 봉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최 의원은 인 위원장의 영입에 가장 반대하는 편에 서 있었다. 오히려 서 의원이 이번 분란을 계기로 절친했던 인 위원장과 척을 지게 됐다. 서 의원은 "탈당하라"는 인 위원장의 요구가 정당법 위반이라며 검찰 고소와 윤리위 제소 방침을 피력했다.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3차 상임전국위원회의에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참석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인명진, 버텨낼 수 있을까

인 위원장의 선택지는 상임전국위를 재소집해 비대위 구성을 재도전하거나 오는 8일 사퇴하거나 두 가지밖에 없다.

1차 회의 때 24명이 참석했기 때문에 일부 상임전국위원을 사퇴시켜 정족수를 줄여주는 대안도 제기된다.

하지만 '꼼수'라는 지적이 가능해 쇄신의 명분이 약화되고, 이미 한 차례 무산됐던 회의를 다시 추진하다가 친박계 수뇌부의 더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란 비관론이 제기된다.

때문에 인 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친(親) 반기문' 세력이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의 본류에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이럴 경우 서 의원과 인 위원장의 싸움은 친박계 핵심과 범(凡)친박의 2차전으로 귀결될 수 있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의 분당에 이은 '2차 분당사태'를 전망하는 배경이다.

친박과 범친박이 각각 선호하는 대권주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으로 나뉜다. 여권 관계자는 "서 의원과 최 의원을 쳐내려 했던 반기문파와는 더 이상 한 배를 같이 탈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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