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는 '비정규직'이 없을까요?

[데이터] 공기업내 비정규직 현황 분석

대한민국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시간이 갈수록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는 더욱 커져가는 추세입니다.

공공기관이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경영논리 때문에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과 소속 외 용역직(파견직 등)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특히 소속 외 인력의 경우 고용과 계약해지가 쉽기때문에 최근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가 많았던 공공기관은 어디였을까요?

알리오에 등록된 2016년 3/4분기 공공기관 343곳 자료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 비정규직과 정규직 인원, 최대 54배 차이

343곳 공공기관을 비교한 결과 비정규직(무기계약직, 비정규직, 소속 외 인력 포함)이 정규직보다 평균 1.15배 많았는데요.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우체국시설관리단이었습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우정국사 시설 최적화 사업, 우정사업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의 업무를 하는 곳인데요. 정규직은 46명인 것에 비해 비정규직은 2490명으로 약 54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두 번째로 차이가 큰 곳은 코레일테크였습니다. 코레일테크는 철도차량 정비 및 개조개량사업, 철도궤도 공사와 유지 등의 사업을 하는 곳인데요. 코레일테크 정규직은 44명, 비정규직은 946명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약 21배 많았습니다.

세 번째로 차이가 많은 곳은 코레일네트웍스로 나타났습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철도 주차장 운영과 개발, 공항철도 역무운영 등의 사업을 하는데요. 이곳의 비정규직은 1472명으로 정규직인 88명보다 약 16배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14배, 서울요양원 9배, 한국잡월드 7배, 인천국제공항공사 6배, 국립박물관문화재단 5배, 한국마사회 4배, 세종학당재단 4배 등의 순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았습니다.


◇ 정규직 0%25와 정규직 100%25

정규직이 한 명도 없는 공공기관도 있었습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인데요.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등의 업무를 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83명 전원 비정규직(무기계약직 35명, 비정규직 48명)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정규직 정원이 69명으로 책정돼 있지만 정규직을 고용하지 않는 특이한 구조인데요. 현재 직원들은 매년 1년 단위 기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88관광개발, 정부법무공단 등 세 곳은 모두 정규직만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 생색내기뿐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343곳 공공기관 중 2016년에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인력은 2,752명.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체 인력 14만 1451명과 비교해 보면 1.9%밖에 되지 않습니다.

몇몇 기관이 대규모로 인원을 전환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인원이 217명으로 343곳의 공공기관 중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206명, 국민연금공단 201명, 한국토지주택공사 130명, 강원대학교병원 118명 등의 순으로 전환을 많이 했습니다. 이들 기관을 뺀 다른 공공기관들의 정규직 전환은 말 그대로 생색내기 수준이었습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죠? 바로 국회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 203명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된 건데요.

정규직 그늘 속에서 파견직으로 차별받아오던 분들이 국회사무처 소속 정규직원으로 전환되자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대다수 사업체에서는 꿈만 같은 이야기인데요. 2017년에는 이런 '꿈'만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자주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료 : 알리오(2016년 3/4분기 결산 자료 기준. 임원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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