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이승규 기자
◇ 조혜진 앵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놓고, 각 종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개신교는 967만 명으로 가장 많은 종교인구를 보유한 종교로 올라섰고, 불교와 가톨릭은 전보다 숫자가 줄었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개신교 안에서도 분석이 한창인데요, 오늘은 종교 인구 변동이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이승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우선 우리가 해마다 열리는 총회 보고서를 보면 각 교단의 교인 숫자가 줄어들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 어떻게 이번 조사에서는 교인 숫자가 증가했을까요?
◆ 이승규 기자> 네, 그렇죠. 저희가 이 통계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는데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설문조사 방식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05년도 조사는 전수조사였습니다. 즉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하나하나 작성했다는 얘긴데요,
하지만 이번 조사는 절반 가까이를 표본조사로 시행했습니다. 표본조사란 일부만 선택해서 그 선택된 일부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는 걸 말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번 표본조사에는 전체 인구의 20% 약 1천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또 인터넷 조사가 49% 방문 면접조사를 51%로 했는데요, 절반 가까이를 인터넷으로 조사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온라인 조사 응답자의 경우 고학력자일 가능성이 높겠죠. 또 개신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고학력자 분포가 높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아마도 이번 통계조사에 잡히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겁니다.
[녹취] 지용근 대표 / 지앤컴리서치
"이번에도 전수조사를 했으면 아마 개신교 인구가 확 빠졌을 거예요. 방법 차이 때문에 이렇게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있습니다. 인구가 자연 증가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2005년 대비 우리나라의 총 인구는 270만 명, 5.8% 증가했습니다. 이 증가한 인구만큼 개신교 인구도 증가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 조혜진 앵커> 이단이나 가나안 교인들의 증가 같은 요인은 없나요?
◆ 이승규 기자> 이 부분은 전문가마다 약간씩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지앤컴리서치의 지용근 대표는 이단의 성장세와 관련해 유의미한 통계가 없기 때문에 이번 개신교인의 증가와 연관 지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와 하나님의교회 등이 지난 10년 동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하지만 사실 증가세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그냥 단순하게 이단이 증가했다고 말하면 편하긴 하지만, 좀더 정교한 통계가 필요하긴 합니다.
반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신천지 등 일부 이단 교파의 성장이 개신교의 증가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단교도라도 자신이 개신교인이라고 체크를 하면 개신교인으로 집계되는 겁니다.
◇ 조혜진 앵커> 또 다른 요인은 없나요?
◆ 이승규 기자> 정치사회적 특성과 개신교의 상관관계에 대한 가설도 제기됐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개신교가 증가한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성장이 둔화됐다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들면서 다시 증가했다는 겁니다.
[녹취] 변상욱 대기자 / CBS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이념적으로 충돌이 커지면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종교를 찾게 되는데 대게 보수적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개신교로 많이 간다고 하는 가설을 세울 수 있는 거죠."
이밖에 베이비부머 시대 일시적인 인구증가에 따라 개신교인이 자연적으로 증가했고, 또 개신교가 이주민과 탈북자 대부분을 흡수해 123만 명의 개신교인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조혜진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개신교가 종교 인구 1위로 올라섰다고 해서 좋아할만한 일은 아니잖아요?
◆ 이승규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여전히 개신교는 신뢰도 같은 부분에서는 최하위를 면치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가 증가했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보이는데요.
숫자적으로는 개신교가 한국사회의 1위 종교가 됐지만 내용적으로는 사회로부터 신뢰할만한 종교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성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녹취] 정재영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수적으로는 이번에 1위가 됐을지 몰라도 호감도라든지 신뢰도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에 숫자가 늘어난 것만 가지고 마냥 즐거워할 일만은 아니고 거기에 맞는 사회적 역할을 강구해야 될 때가 아닌가.."
지난해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일반언론 기자 182명과 교계 언론 기자 43명 등 모두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향후 10년 동안 가장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40.4%가 이슬람교라고 응답한 반면, 개신교의 감소를 예상한 응답은 58.7%에 달한 것이 그옙니다.
기자들은 또 사회 통합 발전에 기여, 사회 정의 추구, 지도자 자질 우수 등의 항목에서 압도적으로 천주교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개신교의 경우 사회구제와 봉사에서만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은 언론을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기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한국교회와 사회의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교회와 사회의 가교역할을 담당하는 기자들의 교회에 대한 시각을 조사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해서 좋아할 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그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역할을 더 중요하다는 의밉니다.
◇ 조혜진 앵커> 네, 그렇군요. 이승규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