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브룩의 49점을 지운 하든의 마지막 패스

NBA 기록 괴물들의 맞대결서 휴스턴 하든이 판정승

NBA 제임스 하든 (사진 제공=NBA미디어센트럴)
2016-20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연일 믿기지 않는 기록을 양산해내고 있는 두 '괴물'이 만났다. 득점 기계들의 싸움이기도 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 49점을 폭발시키며 코트를 지배했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켓츠)의 슛이 아닌 패스였다.

휴스턴은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오클라호마시티와의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브라질 출신의 네네가 종료 0.7초 전 결승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데 힘입어 118-116으로 승리했다.

네네의 자유투 기회는 하든의 과감한 패스에서 비롯됐다.

휴스턴은 종료 3.8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스코어는 116-116. 하든이 인바운드 패스를 잡고 코트 중앙으로 움직이자 순식간에 오클라호마시티 수비수 2명이 둘러쌌다. 나머지 선수들은 휴스턴의 슈터들을 막기 위해 골밑을 비우고 외곽으로 나가있었다.

이때 하든은 직접 슛을 쏘지 않았다. 자신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골밑 안으로 들어간 네네에게 패스를 건넸다. 하든의 판단력은 놀라웠고 또 과감했다. 상대의 허를 찔렀다. 깜짝 놀란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들은 골밑으로 달려가 네네에게 반칙을 했다.


네네는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남은 시간은 0.7초. 오클라호마시티가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웨스트브룩은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 30.9점, 10.5어시스트, 10.5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 스탯 라인을 기록한 '괴인'이다. 제임스 하든은 평균 28.4점을 올리면서 11.9개의 어시스트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괴물'이다.

두 선수의 놀라운 활약은 NBA 흥행을 이끄는 주요 이슈 중 하나다. 또 하든과 웨스트브룩은 벌써부터 정규리그 MVP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자신의 NBA 한경기 최다기록인 8개의 3점슛을 터트리며 49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후반 한때 18점차로 뒤졌으나 웨스트브룩의 활약에 힘입어 4쿼터 막판 승부를 뒤집기도 했다.

하든은 26점 12어시스트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4쿼터 막판 동점 상황에서 던진 3점슛이 안드레 로버슨에게 블록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판단을 내리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휴스턴과 오클라호마시티는 올시즌 맞붙을 때마다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차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가 105-103으로 이겼다. 웨스트브룩이 4쿼터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올시즌 수도 없이 반복 재생된 하일라이트 덩크를 터트렸던 경기다. 2차전은 휴스턴의 102-99 승리로 끝났다. 3차전도 2점차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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