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AI 전염 예방법? 더 보살펴야 덜 위험하다

길고양이 AI 전염
야생에서 감염된 조류를 먹은 게 원인이라면
안전한 사료 제공해야

- 국회 주차장에서 발견된 길고양이 3마리, '새누리', '민주', '국민이'
- 후진하는 차에 치인 '민주'를 보살펴주다 급식소 설치운동도 본격화
- "왜 여기다 사료를 두느냐" 길고양이 AI 감염진단 후 캣맘 위협하는 사례 증가
-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선진국의 대안,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01월 05일 (목)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동열 대표 (팅커벨 프로젝트)

◇ 정관용> 어제 국회에서는요. 길고양이 급식소가 처음으로 설치됐답니다. '사람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의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급식소 설치를 추진하는 분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런데 때마침 어제 포천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가 AI에 감염돼서 폐사된 것이 추가로 확정돼서 사람들이 좀 걱정들이 많죠? 관련해서 이런 이모저모 궁금증을 풀겠습니다. 이번에 급식소 설치를 추진한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의 황동열 대표를 연결합니다. 황 대표님 나와계시죠?

◆ 황동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고양이 급식소가 뭐에요?

◆ 황동열> 고양이급식소는 사실 동네 곳곳에도 많이 설치가 돼 있었는데 우리나라 입법의 심장부인 국회에도 길고양이들이 실제로 여러 마리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 길고양이들이 겨울철이 되면 어디 쉴 데도 없고 추위를 피할 데도 없고 또 먹이를 마땅히 얻을 데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그 안에서 교통사고가 나고 그러기도 했었어요.

◇ 정관용> 국회 그 안에서.

◆ 황동열> 크게 다친 고양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회에서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좋은 사례로, 국회에 많은 길고양이들이 있으니까 그런 길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쉬고 먹이도 먹을 수 있는 급식소를 국회 내에 4개소 설치하게 된 겁니다.

◇ 정관용> 지금 몇 마리 정도나 있는 걸로 추정됩니까?

◆ 황동열> 저희가 4개소를 설치한 이유가 한 군데당 대략 한 5마리 안팎의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이 돼요. 그래서 국회가 굉장히 넓은데.

◇ 정관용> 넓죠.

◆ 황동열> 그 넓은 공간 안에 한 4개 장소에 한 군데 5마리씩 해서 한 20마리 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걸 만들면 고양이들이 딴 데 안 가고 여기 와서 잠자고 먹고 그럽니까?

◆ 황동열>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다 사료나 그런 것도 다 설치하고 그래요?

◆ 황동열> 저희가 사료하고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을 해 줄 거고요.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보좌진에서 책임지고 관리해 주기로 하셨어요.

◇ 정관용> 보좌진 분들 중에 자원봉사로?

◆ 황동열> 거기 캣맘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그분들이 자원봉사로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국회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팅커벨프로젝트 황동열대표 촬영
◇ 정관용> 그러면 이 고양이급식소 설치하는 비용, 사료값, 이런 것들은 어디서 나와요? 국회 예산에서 나옵니까?

◆ 황동열> 아닙니다. 저희가 국회에 길고양이급식소를 설치한 것만 하더라도 굉장히 고마운 일이고 뜻깊은 일이라서 이번에 동물보호단체에서 급식소를 전부 제작을 해서 후원을 했고요. 어제 설치식을 하면서 제가 사료 200㎏를 후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길고양이들이 사료만 먹고 건강상태가 좋아지면 아무래도.

◇ 정관용> 번식을 하겠죠.

◆ 황동열> 번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잖아요. 그러면 무한정으로 개체수가 늘어나면 안 되니까 저희가 그 길고양이들을 주기적으로 TNR이라고 중성화수술을 해서 개체수를 20마리 안팎에서 계속 조정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길고양이는 그렇게 중성화 수술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들 하더라고요.

◆ 황동열> 네, 맞습니다.

◈ 국회 주차장에서 발견된 길고양이 3마리…새누리·민주·국민라고 이름 지어

◇ 정관용> 그나저나 동물보호단체는 어쩌다가 이 국회 내의 길고양이에 눈을 들이기 시작하셨어요.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가 있어요?

◆ 황동열> 계기가 있었는데요. 지난 9월 초에 저희가 동물보호법 개정과 관련해서 국회의원 분들이랑 개정작업을 계속 꾸준히 했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국회의원회관 주차장에 길고양이가 3마리가 있었는데 주차장이라 차들이 많이 다니게 되고 그러면 고양이가 치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 고양이를 저희한테 포획을 해서 가능하면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한테 입양을 보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더불어민주당의 한정애 의원님께서 저희한테 부탁을 좀 하셨어요. 고양이 세 마리를 국회 보좌진들이 세 마리라고 해서 하나는 새누리라고 이름짓고 하나는 민주, 하나는 국민이라고 이름을 지었었어요.

◇ 정관용> 정당명 그대로 붙여서.

◆ 황동열> 그렇게 이름을 지었었는데 저희가 포획을 하러 갔던 날, 그 날 그중에서 민주라고 이름을 지은 그 고양이가 주차하려고 후진하는 차의 뒷바퀴에 치여서 크게 다쳤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것을 발견해서 긴급 동물병원으로 후송을 해서 동물병원에서 2개월 간에 걸쳐서 치료를 했고 건강해져서 지금은 좋은 곳으로 입양을 갔습니다. 새누리랑 국민이도 좋은 분들에게 입양을 보냈고 가정에서 지금 밥을 먹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것을 시작으로 해서 보니까 국회에 길고양이가 세 마리 뿐이 아니라 더 많더라는 걸 알게 된 거군요?

◆ 황동열> 국회 요소요소에 많이 있어서.

◇ 정관용> 그러니 여기도 급식소를 설치해 보자 이렇게 된 것이다 이 말씀이군요.

◆ 황동열> 그때 저희가 국회에 건의를 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관공서에도 급식소들이 좀 있는 곳이 다른 데도 많이 있습니까?

◆ 황동열> 지금 서울의 강동구 같은 경우에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캣맘들이랑 협조하에 잘 되고 있는데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다른 관공서에는 이런 사례들이 아직은 없습니다. 그래서 국회라고 하는 대한민국 입법의 상징이고 심장부인 이곳에 길고양이급식소가 설치가 됨으로써 다른 관공서라든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 정관용> 확대됐으면 좋겠다.

◆ 황동열> 확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길고양이 AI 감염진단 후 캣맘에 대한 위협과 폭력도 늘어나

◇ 정관용> 좋습니다. 그런데 동물보호단체들은 길고양이들을 어떻게든 이렇게 보호하고 급식소 같은 것 사료 먹이고 건강하게 돌보고 이런 걸 좋아하시는데 또 길고양이를 아주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는 말이에요.

◆ 황동열> 많이 계시죠.

◇ 정관용> 게다가 최근에 길고양이가 AI 감염된 게 확인됐잖아요. 그러면 AI가 그냥 조류독감인 줄 알았더니 포유류한테도 가네, 그럼 그 고양이하고 접촉하면 사람도 옮는 것 아니야? 이런 걱정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황동열> 일단은 아직은 과학적인 연구결과로 고양이가 사람에게 옮겼졌다는 사례는 없고요. 사실 길고양이와 사람이 만나는 현장이라고 하면 그곳의 최일선에 있는 분들이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챙겨주는 캣맘이라는 분들이 계세요. 전국적으로 캣맘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캣맘들이 길고양이 먹이를 챙겨주면 못마땅해도 그냥 암묵적으로 인정을 했던 이런 분들이 최근에 AI 감염 사태로 인해서 급식소를 치워버린다든지 길고양이를 내쫓는다든지..

그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길고양이한테 밥을 챙겨주려는 캣맘한테 왜 그런 짓을 하냐고 막 이렇게 다그치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료를 못 주게 밀치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런 사례들이 지금 전국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 현상에 대해서 동물보호단체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됩니까?

◆ 황동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죠. 사실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혔다는 이런 사례가 없는데 예전에 길고양이에게 전염된 진드기가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다는 그런 오보가 한 번 있어서 그것 때문에 관공서의 오보 때문에 굉장히 큰 피해를 많이 입었었거든요, 그 당시에도. 그래서 그 언론에서 이런 부분들이 길고양이가 위험하다는 식으로 다뤄지면 그 피해가 엄청납니다.

◇ 정관용> 그런데 AI에 감염된 그 경로, 원인을 보니까 AI에 감염된 조류를 그냥 야생에서 고양이가 먹고 감염됐다 이렇게 보도가 됐는데 맞습니까?

◆ 황동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밝혀지진 않아서 좀 더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고양이 AI감염 가능성 낮출 수 있는 법?

◇ 정관용>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아무것이나 먹지 않고 정해진 급식소에 와서 사료를 먹게 되면 오히려 감염 위험 같은 건 낮아질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황동열> 굉장히 좋은 말씀이시네요. 사료라는 것은 합법적인 업체에서 건강과 영양까지 고려를 해서 만든 음식들인데 그냥 산이나 길에서 아무렇게나 주워먹는 이런 것들하고는 다르죠. 그런 음식들을 먹게 되면 아무래도 조류독감이라든지 2차적 피해를 방지하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할 수가 있겠죠. 좋은 말씀하셨네요.

◈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선진국의 대안,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 정관용> 길고양이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지금 이처럼 급식소 만들고 뭐 사료 주고 하는 동물보호단체 활동도 일견 필요한 일인데 동시에 길고양이를 싫어하시는 분들의 권리도 존중받아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황동열> 그러니까 그게 길고양이와 사람과의 갈등, 그리고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사람과 또 그것을 못마땅한 사람과의 이런 갈등.. 이런 게 있는데요. 이런 부분들이 길고양이들을 근본적으로 완전히 한 마리도 없게 없애기 전에는 이 일들은 계속적으로 일어나게 되는 불가피한 상황인데 이럴 때 정부라든지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서 오히려 길고양이급식소를 지정한 장소에서 관리를 하게 되면..

◇ 정관용> 그게 더 낫다?

◆ 황동열> 그 장소를 중심으로 고양이가 거기에만 있어요. 저희가 작년에 독일도 다녀와서 선진 사례들을 봤지만 거기는 급식소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철저히 관리를 하다 보니까 길고양이와 사람과의 갈등이 없고 또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과 또 다른 분들과 이런 갈등이 없어요.

◇ 정관용> 그리고 필수적으로 중성화수술을 통해서 개체수를 확대하지 않게 만든다는 것 이거 아니겠습니까?

◆ 황동열> 비근한 예로 뮌헨 같은 경우 아예 길고양이 개체수가 1만 마리라고 그분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그 개체수를.

◇ 정관용> 그 정도로 통제가 된다.

◆ 황동열> 철저하게 관리하고 통제가 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차라리 그렇게 철저하게 길고양이급식소를 중심으로 해서 길고양이 개체수를 정확하게 관리하고 통제하는 부분들이 그게 오히려 사람과 평화로운 공존뿐만 아니라 이번에 AI 사태 같은 이런 경우에도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훨씬 더 낫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황동열>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의 황동열 대표의 말씀이었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답은 여러분들한테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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