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 등장해 세계 정상급 기사들을 상대로 파죽의 연승을 올리고 있는 신예가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 업그레이드 버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알파고 새 업그레이드 버전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국 인터넷 바둑 사이트 '타이젬'에 '매지스터 9단'으로, 올해 초부터는 중국 텐센트의 '한큐바둑'에 '마스터 9단'으로 등장해 박정환과 커제, 구리, 이야마 유타 등 세계적인 바둑 기사들을 물리쳐 바둑계는 새로운 '바둑 천재'가 등장한 것 아니냐며 술렁거렸다.
하지만 거침없이 수를 두는 자유분방한 기풍과 정교한 셈법, 밤낮으로 대국을 치르는 체력, 특히 한국 국적을 가졌다는 점에서 인간 바둑기사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바둑계에 모아졌다.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치른 뒤 한국기원으로부터 '명예 9단'을 수여 받아 한국 국적의 프로기사로 활동하게 됐다.
새로운 인공지능 바둑 머신이 등장한 것이냐는 의구심과 함께 매지스터와 마스터를 상대로 인간계의 내로라 하는 프로 기사들이 도전했지만 단 1승도 허락하지 않았다.
매지스터 9단은 지난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타이젬에서 30전 전승을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한큐바둑도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마스터를 상대로 승리한 기사에게 10만위안(약 1700만원)을 걸었지만 역시 마스터 9단이 30전 전승을 채갔다.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 5전 5패,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 3전 3패, 일본 랭킹 1위 이야마 유타 9단 1전 1패를 비롯해 한·중·일 프로기사들에게 잇단 연패의 치욕을 안겼다.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타이젬과 폭스고 서버에서 매지스터와 마스터와 대국을 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비공식적인 테스트는 끝났고, 바둑 단체와 협의해 올해 안으로 공식적인 대국을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딥마인드 측은 알파고의 공식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은 올해 말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