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IT 전문매체는 물론 미국과 영국 주요 언론들도 저커버그의 정계 진출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US투데이는 "18억명에 달하는 디지털 국가의 지도자인 저커버그는 이미 국가 원수처럼 대우를 받고 있다"며 "최근 몇 년 간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그의 정치적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13년 이민에 관한 공공정책 수립을 목적으로 한 'Fwd.us' 단체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이 단체를 통해 이민자 보호와 실리콘 밸리에 숙련된 외국인 노동력을 고용하는데 사용되는 H1B 비자 프로그램의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들어 이미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페이스북의 연례개발자회의 기조연설에서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로 현재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도날드 트럼프의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벽을 쌓고 이슬람 교도들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벽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막고 무역을 줄이고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는 것은 세계와 공동체가 연결된 공동체 개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연설에서는 "CEO가 세계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10년 로드맵을 세우는 것이 드문 경우라 해도 나는 세계를 연결하고 사람들을 모으는 것에 깊이 관 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디언은 "그가 무신론자가 아니라고 밝힌 것은 미국 대통령 후보가 가져야 할 의무 중 하나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가진 재산의 거의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도 이러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궤와 같이 한다는 것이 언론들의 시선이다.
그가 이민자 정책에 특히 관심이 높은 것은 아내의 배경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2012년 결혼해 딸 맥스를 두고 있는 저커버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은 중국계 베트남인 아버지 데니스 챈의 딸로 그의 가족은 홍콩 난민보호소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간 뒤 아시아 소수 난민으로 분류되어 사회보장번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계 난민 이민자들이 그렇듯 챈의 부모는 18시간씩 식당 일을 하며 가족을 먹여 살렸고, 그런 부모를 보며 독립심이 강했던 챈은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하버드에 당당히 입학했다. 저커버그는 여기서 그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버드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 의대 소아과에 진학해 의사가 된 챈은 유달리 사회공헌에 관심이 높았고 저커버그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다인종 국가이며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의 특성을 이해하며 딸 출산 이후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재단을 통해 살아있는 동안 페이스북 지분의 99%(약 52조원)를 기부하겠고는 발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의 2017년 신년 결심은 이러한 준비 과정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기술과 세계화는 우리를 더 많이 연결하고 더 생산적으로 만들면서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 줬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더 힘든 삶이 되도록 만든 것도 사실"이라며 "평생 느낀 것보다 더 큰 분열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도록 게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격동의 한 해(미국 대선)를 보낸 이후 이 도전에 대한 나의 희망은 밖으로 나가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일하는 방법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말해 강력한 정계 진출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이번 여행은 아내 프리실라 챈과 함께 하게 될 것이며, 각 지역의 페이스북 사무실, 대학과 작은 마을들을 방문하고 교사와 과학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테크 크런치는 "일부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사회가 저커버그에게 공직 활동을 2년으로 제한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저커버그는 여전히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사회의 승인을 얻으면 기한 제한 없이 공직에 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가 자신의 사업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전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매년 도전 목표를 제시했고 꾸준히 약속을 지켜나갔다. 만다린어를 배웠고, 매일 최소 1마일을 달렸다. 그동안 20개 주를 방문해 사람들을 만났고, 올해는 30개 주를 돌아다녀야 한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페이스북 가짜 뉴스가 미국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 실제 정계 진출 행보에 발목을 잡을지도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