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성적표는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봤다. 바로 정효근, 강상재의 성장이다.
3패 모두 상위권 팀에 당했다. 켈리가 없음에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12월24일 동부전에서 62-64, 12월29일 오리온전에서 76-79로 졌다. 2~3점 차 접전 끝에 당한 패배였다. 4일 삼성전에서도 83-94로 졌지만, 마지막까지 삼성을 압박했다.
켈리가 빠진 사이 정효근과 강상재가 득점에 가담한 덕분. 정효근은 4경기에서 12.8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강상재도 12.5점을 올렸다. 둘 모두 시즌 평균(정효근 8.2점, 강상재 7.1점)을 훨씬 웃도는 기록이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이럴 때 더 적극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해야 한다. 그래야 기량이 확 는다"면서 "단 무조건 골을 넣겠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넣을까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패도 해봐야 한다.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근과 강상재는 전자랜드의 미래다. 둘의 성장에 전자랜드의 향후 몇 시즌 성적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효근은 매 시즌 기록이 업그레이드 됐다. 다만 아직 기복이 있는 것이 약점.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이 삼성전에서 6점에 그친 뒤 "정효근은 아직 업다운이 있는 나이"라면서도 "그래도 다음 경기에서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상재는 아직 루키 티를 벗지 못했다. 특히 팀 사정상 3번으로 뛰기도 하지만, 유도훈 감독은 4번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스트업 기술도 갖춰야 하고, 몸도 만들어야 한다. 유도훈 감독의 '강상재 프로젝트'다.
유도훈 감독은 "강상재는 현재 포워드가 큰 팀을 상대로 3번으로 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4번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포스트업도 시도해야 한다. 슛 하나로는 프로에서 한계가 있다. 특기를 더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도 갖춰야 한다. 유도훈 감독의 표현대로라면 김종규(LG)는 마르고 탄탄한, 김준일(삼성)은 통통하지만 탄력있는 몸이다. 반면 강상재는 "살이 아이 같다"고 표현했다.
유도훈 감독은 "입단 후 체중을 줄이면서 근육량을 만들 때 1차 과도기였다"면서 "지금도 더 좋은 몸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나중에 과도기가 한 번 더 올 것이다. 완전한 몸을 시즌 중 만들기는 어렵기에 지금은 이 상태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리로 드래프트에 참가한 정효근은 이제 프로 3년 차, 강상재는 루키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둘의 성장을 보면 웃음이 나오는 전자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