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전남편이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정윤회 씨는 5일 보도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만약 내가 계속 최순실과 가깝게 지냈더라면 막았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정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한 물음에 "내가 대통령 곁에 있었을 때까지는 박 대통령의 '친한 지인'이었다"며 "여성 대통령이다 보니 남자 참모진은 가까이 가는 데 한계가 있다. 급한 일이 생겨도 동성이면 편히 와서 도와줄 수 있지만 이성이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혹에 대해선 "연설문이란 건 '팩트'"라며 "어감을 고치는 정도는 몰라도 전문가가 아니면 수정하기 힘들다. 정 전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연설문을 보냈다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국정 농단 폭로의 배후 설계자로 정씨가 지목된다고 하자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나는 고영태, 노승일, 차은택, 김종, 안종범 등 국정농단과 관련된 사람을 아무도 모른다"며 "최순실과 2011년 별거했다가 합쳤지만 남남처럼 살아서 문제의 태블릿PC도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씨는 '정윤회 문건 파동' 의혹에 대해선 "박관천 전 경정이 허위 기록을 했다는 사실이 이미 판명 났다"며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박 전 경정과 대질했는데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 답을 못하더라"고 강조했다.
'문고리 3인방'과 교류 여부를 묻는 질문엔 "대선 전에도 그랬지만 그 후에도 연락 안했다. 나는 박 대통령과도 2007년 이후 연락 안한다"고 답했다.
정씨는 딸 정유라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에 열린) 아시아경기 이후 3년 가까이 못 봤다"며 "부모가 잘못해서 애를 저렇게 만든 건 아닌지… 승마는 열심히, 또 잘했고 성적도 냈는데 이렇게 되니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씨는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나는 아무런 죄가 없고 다 내려놓고 시골에서 여생을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다. 지금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