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현행 국정원을 해체하고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는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하자는 주장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권력적폐 청산을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국가권력 사유화로 인한 국가시스템 붕괴의 중심에 청와대와 검찰, 국정원이 있다. 부패하고 불의한 권력기관부터 대수술해야 제대로 된 나라, 새로운 나라로 갈 수 있다"며 청와대와 검찰, 국정원 등 3대 권력기관의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우선 "국정원을 해외안전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기능을 재편하겠다는 것인데 내용을 보면 사실상 현행 국정원을 폐지하겠다는 의미다.
문 전 대표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고 대북한 및 해외, 안보 및 테러,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최고의 전문 정보기관(한국형 CIA)으로 새 출발하게 하겠다"며 "국정원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보기관으로 쇄신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간첩조작 등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국내정보활동의 빌미가 되어왔던 국정원의 수사기능을 없애겠다"며 "대공수사권은 특별히 국가경찰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하여 대공수사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국정원은 국내정치에 깊숙히 개입했고, 간첩을 조작하고 국민을 사찰했으며, 불법선거운동을 일삼았다"며 "국민사찰과 정치와 선거개입,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 4대 범죄에 연루되고 가담한 조직과 인력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 경찰은 일반수사, 검찰은 기소·공소유지 위한 보충적 수사만
검찰과 경찰 수사권 조정방안도 제시했다. 사실상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을 내놓으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문재인 전 대표는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제어하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여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겠다"며 "세계에서 유례없이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일반적인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고, 검찰은 원칙적으로 기소권과 함께 기소와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 보충적 수사권만 갖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는 경찰이 하고, 검찰은 기소를 원칙으로 하되 기소 및 공소유지를 위해 제한적으로 보충적 수사만 하라는 이른바 '검·경 수사권 분리'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자치경찰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국가경찰의 업무 가운데 민생치안 등 지방행정과 연계되는 치안행정을 지방분권 하겠다"며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위원회'를 실질화 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또 "특별사법경찰인 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실질수사권을 강화하여 사실상 '노동경찰'이 되도록 함으로써 힘없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며 "특히 최저임금 위반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과 경찰은 물론 모든 고위공직자가 더 이상 권력의 병풍 뒤에 숨어 부정부패에 가담할 수 없도록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신설하겠다"며 "대통령과 대통령의 친인척, 측근 등 특수관계자도 수사대상에 포함시켜 누구에게나 평등한 법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검찰개혁의 첫 걸음은 부패한 정치검찰의 청산"이라며 "확실한 검찰개혁으로 법치의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혁방안도 내놓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적폐 청산의 시작은 국민과 함께하는 청와대"라며 '국민대통령 시대 광화문 대통령'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집무 청사를 광화문으로 옮기고 청와대와 북악산은 시민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사실상 대통령 휴양지로 사용해온 '저도' 역시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며 "'대통령의 추억 저도'를 '국민의 추억 저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24시간' 등 대통령의 일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보고하고 '인사추천 실명제'를 도입해 청와대의 인사 결정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밀실 정실 인사가 감히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대통령 경호도 국제표준에 맞춰야 할 시대가 됐다"며 청와대 경호실을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