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사이비종교 신천지와의 연루설로 홍역을 치른데 이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커넥션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시민운동단체인 대선후보검증위원회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반기문 씨는 신천지와 통일교, 단월드 등 사이비종교와의 관계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고 국내 기독교 언론들이 성명서 전문을 싣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LA 한인신문 선데이저널(sundayjournal)은 지난해 11월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와 통일교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선데이저널은 ‘반딧불이’ 회장인 김성회 씨가 지난 해 9월 한국다문화센터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UN 공연을 나서면서 본 공연에 앞서 하루 전날 통일교 북미대륙본부가 있는 뉴욕 맨해튼 뉴요커호텔에서 공연한 점 등을 언급했다.
이밖에 온라인상에는 반기문 총장 당선 직후 유엔식량계획 사무총장에 임명된 전 미국무부차관 조셋 시런이 통일교 신도였다는 점, 통일그룹 문형진 회장이 의장을 맡은 천주평화연합이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자문기관인 점 등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기문 전 총장이 세계평화여성연합 문난영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문난영 회장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일교 계열의 평화통일가정당 비례대표후보로 출마한 통일교 유럽 총 책임자이다.
반기문 전 총장이 이같은 논란에 휩싸이는 배경은 지난 50년 동안 통일교가 꾸준히 유엔과 친분을 맺으며 해외에서의 교세확장을 꾀해왔기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일교 산하단체들 가운데 유엔에 관련되거나 등록된 단체는 여럿이며 세계평화여성연합은 UN 경제사회이사회 협력NGO로 인정받았다 .
◇ 익명의 통일교 관계자 “선거 국면에는 로비스트 많아”
이런 의혹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통일교 관계자는 “과거에도 선거 국면이 되면 통일교 측과 유력 정치인들을 잇는 로비스트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기문 전 총장과 통일교의 연루 의혹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도 과거에는 유력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통일교 목회자 A 씨는 “문선명 총재 생전에 내 돈을 받아 가지 않은 정치인은 아마 없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기문 총장에 대해서는 통일교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3년 전에 반 총장과 한학자 총재가 함께 찍은 사진때문에 이런 의혹들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사망한 문선명 총재를 ‘참부모’ 메시아로 믿고 따르는 통일교는 국내에 최대 10만 여명의 신도들이 있고, 세계적으로는 합동결혼식을 통해 300만 명까지 교세를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 사무총장 이영선 목사는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 사망 후 후계 문제로 부인 한학자 총재와 아들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 돼 자체 종교의식도 따로따로 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통일교 핵심 신도는 1만 9천여 명정도로 자신들은 신흥종교라고 하지만 기독교, 천주교, 불교에서 좋다는 것은 다 혼합한 명백한 이단"이라고 말했다.
12일 입국할 반기문 전 총장이 이단 사이비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교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