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준(전 UN 대사)
◆ 오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늘 국제통화하다가 드디어 국내통화를 합니다.
◆ 오준> 그러네요.
◇ 김현정> 38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완전히 접으시고 이제 서울로 귀국을 하신 거예요?
◆ 오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자연인으로 돌아온 소감이 어떠세요.
◇ 김현정>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머물던 직장을 떠났는데 섭섭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고요. 그러나 또 저는 한편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외교관 이외에는 해 본 게 없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세계에 들어간다는 또 기대감도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외교전문가 또 국제정치의 베테랑으로서 국내에서 하실 일이 굉장히 많으세요. 아마 오늘 인터뷰도 그 일환이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여쭙습니다. 지난 1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했는데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왔다.” 다시 말해서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채비를 우리는 마쳐간다 이런 선전포고를 한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 당선인이 “그럴 리 없다(It won't happen).” 강하게 응수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오준> 글쎄요. 그건 트럼프 당선자가 캠페인 때부터 북한 문제라든지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서 입장이 약간 모호하다 하는 그런 비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번 기회에 북한의 그런 핵미사일 능력을 저지하겠다' 그런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만큼 '나는 북한의 핵에 대해 강한 입장을 갖고 있다' 보여주기 위해서 직접 나선 것이다?
◆ 오준>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우리 보면 정치권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트럼프라는 사람하고 인연이 있는 인사도 없고요. 누구인지 잘 알지도 못하고 사실 대통령이 될 거라고 크게 예상도 못했고 대비가 안 된 상태여서 말입니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오준> 그 부분은 제가 미국에 한 달 전까지 있다 왔는데 미국 내에도 트럼프 후보자가 대통령이 될 걸로 예상한 사람들도 많지 않고요.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측 캠프와 연결이 된다든지 그런 사람들이 미국 내에서도 소수였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게 없다고 해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미국 내에도 트럼프를 잘 몰라요. 인연이 닿은 인사가 그리 많지 않아요, 미국 내에도?
◆ 오준> 그렇죠.
◇ 김현정> 사실은 그 부분인데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도 지금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이고 늦은 시점인데 우리 정국이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누가 나서서 외교를 할지조차 갈피가 안 잡히는 상황. 결국은 이 상황 수습하고 우리 사회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서는 다음 대선주자 역할이 상당히 막중합니다. 외교 경험이 풍부한 분으로서 지금 이 시점에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오준> 글쎄요. 그동안은 많이 우리나라가 성장해 왔잖아요. 이제 이 시점에서는 저는 안정과 통합 뭐 이런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안정과 통합? 반기문 전 총장도 종전에 비슷한 얘기를 하셨어요. 포괄적인 리더십 필요하다. 하나로 뭉치는 리더십 필요하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반기문 전 총장 1월 12일에 귀국한다는 입장 어제 밝혔습니다. 알고 계시죠?
◆ 오준> 네,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분 곁에서 오래 함께 일하셨던 분이니까 여쭙습니다마는 일단 반기문 총장이 대권의지가 강한 건 맞나요?
◆ 오준> 반 총장은 이미 UN사무총장을 10년간 했잖아요. 그래서 본인이 개인적으로 뭘 꼭 해 봐야 되겠다 이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아마 시대적 소명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결국 의지는 있다는 말씀이시죠?
◆ 오준> 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검증이 시작되면 견딜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다른 정치인들이야 이런저런 언론 검증 쭉 받으면서 자리 잡은 분들이지만 반기문 총장은 한 번도 정치판에 뛰어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언론의 검증, 혹독한 검증 거친 적이 없어서요. 검증 들어가면 지지율 쭉 빠질 거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요.
◆ 오준> 비리라든지 과거에 그런 부분을 얘기라는 거라면 제가 아는 반기문 총장은 그런 비리나 공무원으로서 잘못된 일 이런 걸 하실 분은 아닌 것 같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벌써 박연차 리스트설이라든지 이런 게 벌써 나오지 않습니까, 귀국 전부터.
◆ 오준> 그러니까요. 저는 그런 부분이 현 시점에서 근거가 있는 그런 비판이 아닌 것 같고요. 반 총장이 어떤 정책과 정강을 내놓느냐 어떤 구상이 있느냐 이런 걸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는 데 따라서 검증이 되겠죠.
◇ 김현정> 유승민 의원이 며칠 전에 나와서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한국을 떠난 지가 너무 오래된 외교관이어서 과연 한국의 가장 큰 어려움이 지금 뭔지 현재 어떤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인지를 반 총장이 과연 알까. 그 해법을 모를 거다, 이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오준> 저는 그런 걸 누가 해법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UN에서의 10년 경험이 국내하고는 무관한 게 아니냐, 이런 건 잘못된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반 총장이 UN에서 일하실 때 사무총장으로 일하실 때 국내 신문도 보고 인터넷도 보고 이러셨어요?
◆ 오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항상 관심을 가졌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중요한 나라거든요, 이제. 그러니까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UN에게도 관심이 되는 경우가 많죠.
◆ 오준> UN에서 가장 강력한 기구인 안보리가 그러한 조치를 취했는데도 아직까지 효과가 없는데 반기문 총장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그거는 반 총장의 권한 내에 있는 일이 아니죠.
◇ 김현정>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면 오히려 한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UN사무총장의 경험을 가지고 대북문제를 더 잘 풀 수 있을 거다, 오히려 이렇게 보시는?
◆ 오준> 직접 다룰 수 있겠죠, 그 문제를.
◇ 김현정> 그 문제를 직접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복안 같은 거 가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옆에서 지켜볼 때?
◆ 오준> 북한 문제라는 게 복합적인데요. 핵문제도 있고 인권문제도 있고 또 우리로서는 통일에 관한 문제도 있고 한데 그런 문제에 대한 반 총장의 시각이 있고 또 입장과 정책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가지고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알겠습니다. 이거는 좀 아픈 질문인데. UN사무총장으로 반 총장을 만들기 위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인데 이분 돌아가셨을 때 반 총장이 못 오셨어요. 그리고 일종의 거리두기를 쭉 해온 거 아니냐. 이건 일종의 배신 아니냐. 이런 비판도 사실은 국내에서 계속 나왔거든요, 야권을 중심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오준> 그 문제는 제가 반 총장에게 들은 기억으로는.. 그때 해외출장 중이었고 노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화를 바로 했고요. 그다음에 뉴욕으로 돌아오자마자 우리 UN대표부에 차려진 빈소에 바로 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에는 안 왔냐 이렇게 물어본다면 그건 글쎄요. 그때 UN사무총장으로서 다른 일을 다 제치고 한국에 올 수가 있었는지 그걸 제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 후에 사실 국내 일정이 또 있었지 않습니까? 안동 하회마을도 가고 고향도 가고. 그때 왜 봉하마을에 그러면 한 번도 들리지 않았는가 이것도 사람들의 의문을 갖는데요?
◆ 오준> 아니요, 봉하마을에 갔죠. 돌아가신 바로 그때는 못 갔죠. 돌아가신 그 다음 해에 봉하마을에 갔죠.
◇ 김현정> 한 번 가셨던가요?
◆ 오준> 네.
◇ 김현정> 그러니까 그다음 해에 다녀오셨단 얘기예요.
◆ 오준> 그렇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때 비공식으로 몰래 다녀오셨기 때문에 거의 아는 사람이 없거든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뒤늦게 알려졌어요. 왜 알리지 않고 몰래 다녀오셨을까요?
◆ 오준> 제가 들은 걸로는 그때 우리가 부산에서 세계원조총회를 했는데 그 회의에 참석하면서 말하자면 공식일정은 따로 있고 조문은 일종의 비공식일정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다녀온 걸로 알고 있고요. 또 그때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측 가족들께서 보도자료도 내고 그렇게 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알리고 싶지 않아서? 노무현 대통령 찾아간 걸 비밀로 해야겠다 이렇게 해서 한 건 아니라는 말씀?
◆ 오준> 그거는 아닌 걸로 알고 있고 또 그 당시에 바로 봉하마을 측에서 공개를 한 걸로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놓친 거군요, 기자들이. 뒤늦게야 그게 나온 거군요.
◆ 오준> 그때는 뉴스거리가 별로 되지 않았어요.
◇ 김현정> 되지 않았어요? 그러면 지금 배신자다. 이런 얘기는 억울하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반기문 총장.
◆ 오준> 그렇죠. 그게 무슨 배신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특히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우인데 반 총장이 평소에 그런 예우 같은 걸 굉장히 신경 쓰시는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그런 비판은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맞지 않는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서, 박근혜 정부로. 새누리당으로 바뀌면서 박근혜 정부, 박근혜 대통령과는 굉장히 여러 가지로 친한 모습을 보이는 이런 것들이 있었죠, 국제행사에서.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하고 일부러 거리두는 거 아니냐라는 모습으로 더 비춰졌던 것 같은데요.
◆ 오준> 그러니까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반 총장은 그런 우리나라의 대통령 국가원수가 누구든간에 본인이 최선을 다해서 예우를 갖추고 연락도 하고 이런 스타일이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알기에는 권양숙 여사라든지 대통령의 가족분들에게 매년 1월 1일 전화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권양숙 여사에게 매년 새해인사를 할 정도로 예우를 챙겼다? 다만 이걸 소문내지 않으셨을 뿐이군요.
◆ 오준> 그렇죠. 그게 소문낼 일은 아니니까요.
◇ 김현정>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 가족도 서운한 거 없으세요, 반 총장에 대해서?
◆ 오준> 그럴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제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드려봤고. UN 오준 전 대사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오시면 어디로 합류하실까요. 지금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개혁보수신당하고 적극적으로 대화가 추진 중이다 이런 얘기는 들리는데요.
◆ 오준> 글쎄요. 그건 제가 예단할 수도 없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볼 때 반 총장처럼 오랫동안 세계적인 기구에서 정치와 행정 경험을 쌓은 분이 우리나라에 와서 대선에 후보로 나온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선택지가 넓어지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UN 전 대사. 오준 대사. 오늘 만나봤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 계획 구체적으로 가지고 계세요, 오준 대사님.
◆ 오준> 이제 새학기서부터는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려고 하고요. 이전부터 시민사회에서 NGO 같은 그런 일도 하려고 구상하고 있는 것들이 있어서 그런 데 집중할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귀중한 역할들 해 주시기를 제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오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38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오준 UN 전 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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