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활동, 반성문 작성 권유 받아
-우병우 전 수석이 2순위자 역임 주장
-교육부, 패소도 감수하며 숨긴 회의록 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사열(경북대 교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어서 이번에는 교육계 블랙리스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전국 국공립대교수협희회 주장에 따르면 국공립대학교 총장 임용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이런 청와대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주장인데요. 학내 선거를 거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출이 되고도 특별한 이유없이 임용이 안 되거나 2순위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석연치 않게 탈락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보죠. 경북대학교 김사열 교수입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사열>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먼저 국공립대학의 총장 임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건가요?
◆ 김사열> 투표로 2명을 선출해서요.
◇ 김현정> 대학교 안에서요?
◆ 김사열> 예, 그렇죠. 교육부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에 1명을 임명합니다. 대체로 1순위자를 임명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사유를 밝히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대학교 내에서 교수들 사이에서 투표를 하는 건가요?
◆ 김사열> 전에 직선제 할 때는 대학의 교수하고 직원, 학생들이 했다가 지금은 간선제가 되면서 시민사회에서도 같이 들어와서 투표합니다. 4분의 1이 들어오죠.
◇ 김현정> 2014년 그 당시에는요?
◆ 김사열> 2014년 제가 선거했을 때 간선제로 했습니다.
◇ 김현정> 간선제로?
◆ 김사열> 예.
◇ 김현정> 그런 분들이 투표해서 1순위자, 2순위자를 교육부에 올리면 교육부 장관이 그중에 1명을 제청해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
◆ 김사열> 그렇습니다.
◆ 김사열>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김사열 교수님은 2014년 경북대에서 1순위 후보로 선정이 되신 거예요?
◆ 김사열> 6월과 10월에 두 차례 선거가 있었는데 제가 두 번 다 1순위자로 선출이 됐죠.
◇ 김현정> 그러셨어요. 2순위하고 표 차이는 얼마나 됐습니까?
◆ 김사열> 10표 정도 났죠. 48표이니까 전체표가. 10표면 표차가 많이 난 거죠.
◇ 김현정> 48표가 총 투표수인데 그중에 10표 차이면 큰 차이로 1위로 올라가셨네요?
◆ 김사열>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위든 2위든 둘 중에 하나는 임명돼서 내려와야 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1위가 돼야 하는데 어떻게 2년 동안이나 임명이 미뤄졌어요, 이 학교는?
◆ 김사열> 교육부 장관이 임명제청을 거부한 것인데요. 그 당시에도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재판정에서도 그 사유를 밝히지 않아서 교육부 장관이 결국 패소했죠.
◇ 김현정> 교수님께서 임명이 늦어지니까 이게 이유를 밝혀달라 이런 소를 제기하신 겁니까?
◆ 김사열>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임명이 늦어지면서 의심스러우셨겠어요. 재판까지 가기 전에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셨겠죠, 왜 이러나하고?
◆ 김사열> 결과적으로 보면 제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겠죠.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장관이 법을 먼저 지켜야 하고 이유를 당당하게 제시해야 하는데 이제 물러나셨지만 황우여 장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본인 입으로 사유를 제시할 것이라고 약속해 놓고 결국 안 했죠.
◇ 김현정> 1순위가 되고도 총장 임명이 안 되는 그 기간 동안, 주변 분들한테 좀 희한한 조언을 들으셨다고요?
◆ 김사열> 동료 교수 중 한 분이 그런 제안을 저한테 와서 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제안이요?
◆ 김사열> 여권 실세를 잘 알고 있는데 이렇게 접촉을 해서 문제를 해결할 의향이 있느냐 그러면서 제가 비판적 지식인으로 활동했으니까 그런 걸 반성하는 각서 같은 것을 쓰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해서 마지막에는 응하지 않았죠, 사실.
◇ 김현정> 과거에 시민운동 같은 걸 교수님이 하신 거죠.
◆ 김사열> 제가 2007년, 2008년에 대구의 시민단체연대회의라고 있는데 전체 상임대표를 했죠. 여러 단체에 봉사활동을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요.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 건 저는 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것에 대한 전력을 반성한다는 각서를 좀 쓰면 어떻겠느냐 이런 조언을 들으셨군요?
◆ 김사열> 그렇죠. (그거는) 비판적 지식인 활동 자체를 앞으로 안 하겠다 이런 얘기인데 요. 저도 교수인데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살아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걸 안 받아들이셨고요?
◆ 김사열> 영혼없는 딸랑이가 돼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는 없죠.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거부하셨고 또 우리가 대학 강사 얘기할 때 자주 나오는 얘기가 뇌물, 돈 이런 이야기인데 그게 좀 들어갈 수 있다, 뭐 이런 이야기도 들으셨어요?
◆ 김사열> 그 당시에 그런 제안도 있었는데요. 제가 그거는 좀 그분한테 나중에 부정적으로 대답을 하면서 내가 응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돈 얘기 같은 것들은 안 들은 걸로 하자 이렇게 이야기를 끝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반성문, 각서를 써라. 또 돈이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총장, 다른 것도 아닌 총장직을 걸고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는 참 김사열 교수님 기가 막히셨겠어요?
◆ 김사열> 좀 부끄럽습니다만 이 정권에서 대학을 줄세우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까 소문에는 실제로 총장으로 임명 받은 사람들 중에도 그런 각서를 썼다는 얘기가 사실 대학가 내에서 돌고 있어요, 사실은. 그런데 그런 얘기들은 부끄러운 얘기죠.
◇ 김현정> 잠깐만요, 교수님. 실제로 총장이 된, 국공립대 총장으로 임명된 사람 중에 각서를 쓴 경우도 있다더라 이런 얘기가 나와요?
◆ 김사열> 그런 소문이 대학가에는 돌고 있죠, 사실은.
◇ 김현정> 세상에. 이게 이번 정권 들어서 말이죠?
◆ 김사열> 그렇죠. 앞의 정권에서는 그런 일이 제가 알기로는 없었습니다.
◇ 김현정> 이른바 반성문이자 충성각서가 되는 거네요, 그러면?
◆ 김사열> 네, 그거는 줄세우기라고 하는 건, 일종의 그런 것들은 충성서약 같은 이런 성격이 아니겠나 저는 짐작하는데 저한테는 반성문 같은 걸로 요구했으니까요.
◇ 김현정> 경북대의 경우에도 누가 입김을 넣었더라, 압력을 넣었더라 이런 얘기 들으셨어요. 김기춘 비서실장, 우병우 수석 이런 이름들이 나왔습니까?
◆ 김사열> 그건 마지막 청와대에서 9월 21일날, 그 인사위원회 성격의 수석회의가 열렸을 때 정리를 하신 분이 이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잖아요. 그래서 우병우 수석에 대한 얘기는 그래서 아마 바깥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병우 수석이 2순위로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했답니까?
◆ 김사열> 그렇게 알려졌죠, 예.
◇ 김현정> 아, 2순위로 해야 한다? 아니, 그런데 사실 이 절차상으로 따지면 교육부 장관이 이미 1, 2순위 중에 1명을 정해야 돼요. 교육부 장관이. 그리고 청와대로는 그냥 올려서 제청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 김사열> 원래는 그런데 이게 아마 사전에 그런 일종의…
◇ 김현정> 개입이 먼저 들어간다는 얘기군요?
◆ 김사열> 그런 공식회의가 아닌 거죠. 청와대 인사위원회라는 건 공식위원회는 아닙니다, 사실은. 그런데 비수석회의를 해가지고 그렇게 한다는 얘기가 문화부 쪽에서도 그렇게 한다고 유진룡 전 장관님이 최근에 공개를 하셨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김사열 교수는 결국 소송까지 걸게 됐고 그러는 사이 2년이 됐습니다. 그러다가 2년 만인 그제, 2순위 후보였던 김상동 후보가 경북대 총장으로 지난 가을에 임명이 되고 취임식을 그제 치렀습니다. 취임식장이 아수라장이 되고 학생들이 반대하면서 이랬던 걸로 제가 아는데 그러면 왜 2순위 후보가 총장이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있었던 건가요? 이번에는?
◆ 김사열> 없었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없었어요, 끝까지?
◆ 김사열> 결국 끝까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럴 수가 있습니까?
◆ 김사열> 그러면 안 되죠. 그래서 제가 소송도 생각하고 그렇게 하는 이유가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치국가에서 법을 함부로 어겨도 되냐 저는 그런 문제를 좀 제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혹시 소송도 제기하고 이제 법적으로 총장을 하기 적절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우리는 2순위를 임명한다, 이런 논리는 아닐까요?
◆ 김사열> 그거는 말이 안 되죠. 왜냐하면 불법적으로 교육부 장관이 잘못한 건데 따져야 하고 법으로도 제가 이겼으니까요.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되죠. 마음에 안 들 수는 있어요, 속으로는.
◇ 김현정> 그렇다면 설명이 있어야 된다, 충분한?
◆ 김사열> 네.
◆ 김사열> 여기 다른 대학교 1순위자 분들은 제가 대부분 만났죠. 그래서 잘 알죠.
◇ 김현정> 뭐라고들 말씀하세요?
◆ 김사열> 다들 황당하다고 하죠. 초기에 저쪽에 어떤 공주대나 방송대 이런 데 총장님들은 제가 얘기 들어보니까 김무성 대표를 가까이 해서 안 됐다는 그런 얘기도 있던데 제가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김무성계여서 안 된다?
◆ 김사열> 소문이라하지만 그런 소문이 어떻게 소문일 수 있느냐… 내가 참 황당하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다른 분들은 제가 보면 더 이해가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났을 때 명단이 나오고 이랬을 때 우리 교육계에도 혹시 이런 것 도는 것 아닌가 하는 이런 생각을 좀 하셨겠어요.
◆ 김사열> 네, 추정은 됩니다. 어떤 분은 문화계에는 블랙리스트, 교육계는 블루리스트라고 하네요.
◇ 김현정> 블루리스트라니요?
◆ 김사열> 블루리스트라고 한답니다.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무려 13개 대학에서 총장 임명 관련 불상사가 일어났으니까 결과를 보면 그런 리스트가 있지 않을까.
◇ 김현정> 블루리스트는 왜 블루입니까?
◆ 김사열> 청와대라는 뜻으로 아마 패러디하는 거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블루리스트는 이른바 우울한 리스트, 이 사람들은 되면 안 된다 이런 블루리스트이기도 하고, 또 청와대에서 개입한 거니까 청와대의 블루이기도 하고 이중적인 의미군요?
◆ 김사열> 네.
◇ 김현정> 부인께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셨다 제가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맞나요?
◆ 김사열> 네, 저희 집사람이 무용 비평을 하는데 그런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들어 있어서 일부 보도에서 아마 그래서 부인 때문에 안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글쎄요. 그거는 저는 알 순 없죠.
◇ 김현정> 국공립교수협의회에서는 지금 파행적인 총장 임용에 대해서 특검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죠?
◆ 김사열>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개인적으로도 어떤 액션을 취할 생각이세요?
◆ 김사열> 예. 저를 임명하지 않은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임명권을 부당하게 행사한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임명권자로서 저를 임명하지 않을 수는 있는데 사유를 밝히지 않는 건 그건 또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앞으로 이 문제 어떻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김사열> 경북대 총장의 부당한 임명권 행사나 다른 대학의 임명제청 거부에 대한 내용은 교육부의 인사위원회 회의록에 공식적으로 기록이 돼 있습니다. 다른 데서 찾을 필요도 없고 그 기록을 열면 됩니다.
◇ 김현정> 회의록에 자세하게 기록돼 있을 거다. 그런데 비공개입니까, 지금?
◆ 김사열> 네.
◇ 김현정> 그 회의록에는 그 회의 속에서 나온 발언들이 다 자세하게 적혀 있나요?
◆ 김사열> 왜냐하면 이 사람을 안 하는 이유가 있어야 2순위로 (임명을) 할 것 아닙니까? 자기들도 그런 기록을 했을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김사열> 이유 없이, 난데없이 이 사람 저 사람 저렇게 하지는 않을 거고 얘기 나눈 걸 기록해 놨을 거 아닙니까, 교육부 내의 인사위원회의, 그 교육부 차관이 주관하는 인사위원회가 있습니다. 거기에 공식적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도 꼬리가 처음 잡힌 것이 그런 회의록에서부터였거든요. 문화위원회 회의록에 적힌 것에서부터 꼬리가 잡히기 시작했는데 이 교육부 인사위원회의 회의록을 열면 거기에 뭔가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 김사열> 예.
◇ 김현정> 교육부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좀 공개해 달라고 요구를 하시지 그러셨어요?
◆ 김사열> 그 사람들이 재판에서 진 이유가 그걸 안 열어가지고 진 겁니다. 열기가 어려운가 봐요.
◇ 김현정> 판사가 열라고 했는데 안 열어요?
◆ 김사열> 그렇죠. 법에서 진 이유가 그 이유를 대지 않은 것 때문에 걸렸습니다.
◇ 김현정> 차라리 우리는 (회의록을) 안 열고 지겠다 이렇게 된 거예요?
◆ 김사열> 그렇죠. 특검이 열어야 됩니다. 교육부 관료들도 거기 인사위원회 참가한 사람이 외부의 이름이 있고 차관, 국장급들이 같이 하는데… 그 회의가 저는 불법에 대한 부역자들의 활동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지금 문화부가 난리가 났지 않습니까, 블랙리스트 때문에. 이 회의록을 열면 교육부가 또 한바탕 난리가 날 수 있겠다 싶은데요?
◆ 김사열> 거기가 불법의 온상이기 때문에 자기들은 그걸 재판이 끝날 때까지 못 열겠다 이런 식으로 말을 둘러댈 텐데 거기에 다 들어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이제부터는 특검의 몫입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사열>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북대학교 김사열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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