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사드 배치 및 위안부협상 등 박근혜 외교의 난맥상이 비판대에 오른 상황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윤관석·유은혜·박정·유동수·정재호·박찬대 의원은 4~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푸잉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을 비롯한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현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비판적 입장을 밝혀온 야당 의원들이 중국 측 핵심 외교 당국자들과 만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야권과 당 소속 차기 대선주자들의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의견이 중국 측에 전달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지속적으로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새해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문에서 '사드 반대'를 중국의 외교 정책 방향으로 꼽은 바 있다.
방중단에 속한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 등보다는 한한령(限韓令) 등 보복조치로 보이는 것에 대해 복원해달라는 요청을 하려는 것"이라며 "사드배치에 대해서는 중국 측의 의견이 무엇인지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북한 핵 개발 문제와 닿아있지 않나. 배치 기한을 못박을 것이 아니라, 미·중 대립구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한국과 중국에 모두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만남의 결과에 따라 외교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사드 배치 등 각종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지속적이고 일관적으로 기존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드를 연내 배치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수차례 강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지난 해 1차 방중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찾는 것은 사드 배치 연기 입장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사드 배치와 그 외교적 여파를 둘러싼 논쟁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마침 중국 측은 최근 한한령(限韓令) 등 우리나라에 대한 제재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통과한 시점인 점을 감안하면 사드 문제를 둘러싼 대립 구도가 더욱 힘을 얻을 수도 있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최종적 결정권이 없는 야당 의원들을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만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여론전의 형태로 만남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