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는 성남FC와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경기한다. 2013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등의 아픔을 맛본 강원은 3년 만에 반대의 경험을 했다.
승격이 확정되자 강원은 크게 위축됐던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016년 K리그 클래식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정조국을 비롯해 사실상 베스트 11을 바꾸는 과감한 영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강원의 폭발적인 영입을 결과로 이끌어야 하는 최윤겸 감독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지도자 경력 사상 가장 어려운, 하지만 가장 기대되는 1년을 앞뒀다.
최윤겸 감독은 2015년 K리그 챌린지에서 7위에 그치며 좌절했다. 하지만 2016년 재도전에 나섰고, 당당히 K리그 클래식 승격을 꿈꿨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개막 후 2연패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윤겸 감독은 "개막 후 2연패에 빠져서 선수들이 위축됐다. 3번째 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 FA컵까지 포함해 7연승을 질주했다"면서 "사실 그렇게까지 연승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연승 과정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올라갔고 조직력이 살아났다. 의지와 노력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전반기를 목표치 이상으로 마친 강원과 최윤겸 감독은 후반기 들어 적극적인 선수 영입에 이어 공격적인 전술 활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오히려 이는 강원의 밸런스를 깨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위기가 왔다. 선수들도 힘들었고 나 역시도 그때가 가장 흔들렸던 시기라고 생각한다"는 최윤겸 감독은 "몇 경기 치르면서 결과를 못 가져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선수들과 미팅을 하며 재정비했고 8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고 분위기 반전의 비결을 공개했다.
목표였던 우승은 아니지만 승격이라는 결과를 이끈 최윤겸 감독은 자신의 2016년을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평가했다. 부족한 20점을 채울 무대가 바로 2017시즌이라는 것이 최윤겸 감독의 구상이다.
"우수한 스쿼드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것은 감독에게 소원이자 욕심이다. 구단에서 이런 장을 열어주었기 때문에 다음엔 감독의 역할이다. 2017시즌은 나의 시험대"라고 밝힌 최윤겸 감독은 "분명히 우리가 목표에 다가설 확률이 높아졌다. 상위 스플릿과 AFC 챔피언스리그, 더 욕심내면 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원은 물론 나에게도 2017시즌은 도전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강원이 그리는 '큰 그림'은 비단 2017년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최윤겸 감독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은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이 온전한 강원의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전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원 팀'으로 뭉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면서 "기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 명문 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신인들이 같이 어우러져서 올라가야 한다.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고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분명한 자신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어 "시즌 초반에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의 색깔을 찾을 것이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내 색깔을 조금씩 맞춰 입혀 가겠다. 밑그림에 덧칠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팬들이 강원의 성장 과정을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