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의 핵심 연결고리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연관성을 일부 확인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하는 과정에 이 부회장이 직접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31일 밝혔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씨 일가 지원을 직접 지휘하고 보고 받았다는 삼성 고위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 관계자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장충기 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을 통해서 최씨 일가를 지원하도록 한 정황을 포착했다. 더 이상 구체적인 상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특검 준비기간에 제3의 장소에서 두 사람을 만나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사실로 밝혀지면, 박 대통령의 뇌물죄 성립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진다.
특검은 지난해 7월 25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한 이 부회장이 삼성 합병의 대가로 최씨 일가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독대 직후 그룹 임원들을 소집해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 등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에서 최씨 일가의 지원을 요청한 정황은 이미 드러났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당일 기록한 업무 수첩에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문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검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최씨 주도로 설립된 미르·K스포츠재단에는 204억원을 출연한 것도 박 대통령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특검팀은 조만간 박상진 사장과 장충기 차장 등 최씨 지원에 깊이 관여한 그룹 수뇌부들을 줄소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뇌물죄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도 조율 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새벽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또 다시 소환해 조사하는 등 뇌물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했고 이를 청와대와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
벌써 세 번째 소환된 문 전 장관을 상대로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지시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삼성의 연결고리 중 한 사람인 장시호씨도 소환해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