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 "부당한 이유로 일자리 떠난 사람들 돌아오길"

'2016 MBC 연기대상'을 빛낸 각양각색 수상소감

누군가는 부당하게 집이나 직장을 떠난 사람들의 '복귀'를 바랐다. 누군가는 신바람 나는 새해가 되어서 국민들이 웃을 수 있기를 원했다. 누군가는 힘든 한 해였지만 희망을 봤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쟁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30일 방송된 '2016 MBC 연기대상'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수상자들은 각자의 연기 스타일만큼이나 다양한 수상소감을 펼쳤다.


◇ 'MBC 시상식'이어서 더 뜻깊었던 김의성의 '소신발언'

'W'의 오성무 역으로 미니시리즈 남자 황금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김의성은 수상소감에서 '부당한 이유'로 '일자리를 떠난' 이들의 복귀를 기원했다. (사진='연기대상' 캡처)
가장 많이 회자된 수상소감을 남긴 인물은 배우 김의성이었다. 그는 'W'에서 만화가 오성무 역을 맡아 미니시리즈 남자 황금연기상을 받았다.

김의성은 "제가 마지막으로 MBC 드라마에 출연했던 것이 1997년이었다. 근 20년 만에 다시 MBC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도 영광인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마치 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집에 오랫동안 떠나 있었던 직장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가 바뀌어가고 있는데 저는 이렇게 집과 직장에 돌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부당한 이유로 집을 떠난 사람들, 일자리를 떠난 사람들이 아직 우리 사회에 많이 있다"며 "그분들이 모두 자신의 집, 자신의 직장, 자신의 일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새해가 되기를 여러분과 함께 빌고 싶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수상소감은 MBC 시상식에서 나갔다는 점에서 더 특별했다. MBC에도 '부당한 이유'로 '일자리를 떠난', 하루빨리 '자신의 직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새해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당시 파업을 벌였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공영방송 MBC'라는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지난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김재철 사장 퇴진 및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무려 170일 동안 장기 파업을 벌였다. 파업 도중 MBC본부 정영하 본부장, 이용마 홍보국장, 강지웅 사무처장, 박성호 전 MBC기자협회장,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등 6명이 해직됐다. 법원은 이들의 해고를 모두 '무효'하다고 판결했고, 파업의 정당성을 따지는 재판에서도 '공정방송'은 노사 양쪽의 의무이자 언론인의 '근로조건'이라며 노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MBC본부는 파업과 관련된 3개 소송(해고무효·업무방해·손해배상) 1, 2심에서 모두 승소했지만 MBC가 상고해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덧 해직 5년을 바라보는 가운데, 김의성의 '공개 언급'으로 MBC의 해직언론인들은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됐다.

◇ 힘들었던 2016년, '희망'을 기원하다

올해는 유난히 다사다난한 해였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비선실세가 주권자인 국민 모르게 국정을 농단하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져 혼란스러운 시국이었다. 그래서인지 희망찬 새해를 꿈꾸는 수상자들이 유독 많았다.

'운빨로맨스'에서 상처 입은 천재 제수호 역을 맡아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류준열은 "한 해 동안 정말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 사이에서 굉장히 환한 희망을 우리는 봤던 것 같다"며 "내년에도 물론 힘든 일이 많이 있겠지만 그 희망, 사랑 잊지 않고 찾기를 애써서 우리 다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상처 받은 천재 제수호 역을 맡았던 류준열은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사진='연기대상' 캡처)
'옥중화'에서 윤원형 역을 맡아 특별기획 남자 황금연기상을 탄 정준호는 "올해는 이 많은 일들이 벌어졌던 한 해다. 다가오는 2017년에는 정말 신바람 나는 한 해가 돼서 우리 시청자 분들 국민 여러분들께서 정말 웃을 수 있고 또 따뜻한 사랑이 깃드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전했다.

'옥중화'에서 명종 역을 맡아 특별기획 남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서하준은 "2016년 정말 다사다난했던 해였던 것 같다. 그 안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치열하게 살아오셨을 것 같고요. 돌아오는 정유년 2017년에는 이 방송을 보고 계신 많은 분들께서 지금 옆에 계신 가족분들, 친구분들, 사랑의 결실을 맺고 계신 연인들에게 한 마디라도 빈말이라도, 부끄럽겠지만 사랑한다는 말 건넬 수 있는, 따뜻한 손 한 번 건넬 수 있는 사랑과 여유가 있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겠다. 항상 행복을 추구하시고 행복을 좇아서 결국 행복을 쟁취하시길 바라겠다"고 밝혔다.

'쇼핑왕 루이'에서 기억상실을 겪은 재벌 3세 루이 역을 맡아 미니시리즈 남자 우수연기상을 받은 서인국도 "2017년도 행복하게 다들 웃으면서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언제나 방글방글"…"엄마 상 받았어!" 개성만점 수상소감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이미소(홍은희 분)와 김재민(박건형 분)의 딸 김방글을 연기한 구건민은 아역상을 수상했다. 구건민은 "안녕하세요. 언제나 방글방글 행복한 구건민입니다"라며 극중 이름을 딴 귀여운 인사말로 눈길을 끌었다.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김방글 역을 맡았던 구건민은 아역상 수상소감 때 "언제나 방글방글 행복한 구건민입니다"라는 인사말을 선보였다. (사진='연기대상' 캡처)
'결혼계약'에서 한지훈(이서진 분) 어머니 오미란 역을 맡은 이휘향은 특별기획 여자 황금연기상을 받고 시청자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오늘 이런 영광은 모두 시청자 여러분들 덕"이라며 "저는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주시는 사랑과 채찍, 또는 응원을 통해서 신명을 얻었고 앞으로도 그 신명에 보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화만사성'에서 봉해령(김소연 분)의 남편 유현기 역을 맡았던 이필모는 연속극 남자 황금연기상 수상소감에서 "배우로서 세상을 직접 변화시키고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 어딘가에서도 의미있는 몸짓이 되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전해 잔잔한 울림을 줬다.

'가화만사성'에서 한미순 역을 맡아 연속극 여자 황금연기상을 수상한 김지호는 시상자로 나온 남편 김호진에게 상을 건네받았다. 김지호는 "이렇게 남편한테 상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상하러 간다길래 어느 부문인지 잘 몰랐는데 저희 부문이었네요"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 와 있는 딸을 향해 "엄마 상 받았어!"라고 상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tvN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에서 활약하며 예능인으로도 자리매김한 이서진은 '결혼계약'의 한지훈 역으로 특별기획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에서도 그의 재치는 빛났다. 이서진은 "너무나 힘든 역할이었는데 너무 잘해 준 우리 유이한테도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그땐 진짜 남자친구가 있는지 몰라가지고…"라고 말해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결혼계약'의 강혜수 역으로 특별기획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탄 유이는 "남자친구 (없다고) 속인 거 서진오빠 너무 미안하고요"라고 답해 다시금 웃음을 선사했다. 유이는 현재 배우 이상윤과 공개 연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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