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화 '붐'현상…남은 과제는 '영화의 질'
올해 기독교 문화를 결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바로 '영화'이다. 이 분야는 올해 우리나라 기독교 문화계에 새롭게 뿌리내림과 동시에 자리매김까지 확고히 했다. 언제든지 극장에 가면 기독 영화가 상영되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지난 해 개봉한 <프리덤>이 해를 넘기며 연초 극장가를 두드렸고 이어 개봉한 <레터스 투 갓>을 시작으로 <일사각오>, <부활>, <신을 믿습니까?>, <신은 죽지 않았다2>, <드롭박스>, <미라클 프롬 헤븐>, <벤허> 재개봉 <불의 전차>, 리메이크 <벤허>, <제자 옥한흠2-제자도>, <순종>, <실버벨> 등 10개 이상의 기독교 영화가 올 한해 극장에서 상영됐다.
CBS(사장 한용길)는 첫 개봉작 <프리덤>을 선보이며 지난해 2015년 말 시네마 선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 한해 총 4편의 영화를 선보였고 롯데엔터테인먼트와 UPI 등 일반 배급사도 영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개봉작은 미국 영화가 강세였다.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수입한 영화였고 국내 제작 영화는 <드롭박스>와 <제자 옥한흠2-제자도>, <순종>으로 3편에 불과했다. 하지만 흥행 성적에선 <일사각오>와 <순종> 등 국내 영화도 미국 영화 못지않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복음과 사회와 충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슈화 되는 종교적 문제를 영화 시장으로 끌어와 자본 투입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 영화 시장이 미국의 중요 마켓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기독 영화 시장이 계속 활성화되는 가운데 이 분야의 성공 여부는 영화의 질과 관객 수에 달려있다.
CBS시네마 임진택 국장은 첫 개봉작인 "<프리덤>의 경우 교회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 <레터스 투 갓>은 좀 더 사회로 다가갔다. 그랬더니 흥행 차이가 크게 나서 그 다음 영화부터는 다시 교회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영화가 기독교 신앙을 중심으로 전개 되면서도 소아암이라는 사회적 소재를 담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단순한 기독교 메시지를 설파하기 보단 동시대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한 점에서 기독교 영화가 지향해야 할 문화 선교의 일면을 보여줬다.
물론 기독교 영화 시장이 비기독인보단 기독인들에게 더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독 영화의 발전을 위해선 '교인 동원식'의 마케팅 전략을 넘어선 영화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영화를 통한 선교적 측면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기독교 도서계 불황 지속…'책 읽는 문화' 필요
기독교 도서계는 여전히 불황이다. 2년 전인 2014년 도서 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찾아온 하향세가 지속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매출의 침체에도 올해 약 1천종의 기독교 신간이 출간됐다.
회원사가 150개인 한국기독교출판협회에 올해 납품된 신간 도서는 998권.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간증·영성·기도 등을 소재로 한 신앙일반 부문이 268종(26.8%) 소개돼 올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학일반(135종, 13.5%), 설교·강해(121종, 12.1%)가 뒤를 이었다.
기출협이 발표한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책은 생명의말씀사가 출판한 이철환 작가의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 2위는 「5가지 사랑의 언어(게리 채프먼, 생명의말씀사)」, 3위는 「P31(하형록, 두란노서원)」이다. 하지만 최대 판매된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의 판매량은 1만 부를 넘지 못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예전 베스트셀러들은 50만부를 넘겼으나 지금은 인기 작가 초판이 평균 3000부”라고 말했다. 또 대형 출판사들의 베스트행진이 계속됐다.
기출협이 발표한 2016 종합베스트 500에서 생명의말씀사가 총 14종의 책을 차지해 최다작 배출 출판사가 됐고 이어 규장이 11종 두란노서원이 10종으로 이상의 3개 출판사가 70%를 차지했다. 중소형 출판사를 대표했던 홍성사, 예영커뮤니케이션 등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2종 이상을 배출한 회사는 토기장이, 이와우, IVP에 불과했다.
도서 분야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시와 소설 등 문학 부문의 출판이 증가했다. 소설 분야의 경유 전년보다 20% 증가했으며 시집의 출간 역시 늘었다. 또 특이한 점은 성경을 문학적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경 읽기책이 출간되고 있다. 즉, '문학으로서의 성경'에 읽기인데, 읽는 행위에 초점을 두는 성경 통독 방식이 아닌 성경의 스토리(이야기)를 읽고 깨닫는 양질의 읽기 측면이 강조된 것이다.
후반기에 들어 기독교의 사회 참여를 주제로 한 신학 서적 출간이 집중됐다. 이는 '사회 비판', '교회 비판', '신학 비판'의 풍조로 이어졌다. 위기와 불안이란 키워드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사회 상황에서 공동의 선을 위한 교회의 공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심화되는 가운데 출판계에 찾아온 '신학의 사회적 진출'은 긍정적인 의미를 시사한다.
과도화된 기독교 음악 시장…신인 찬양사역자 후원과 관심 필요
올해 기독교 음악 분야에선 비와이(BewhY)를 빼놓을 수 없다. 비와이가 기독교 음반을 발매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안장로교회 교인으로 알려진 비와이가 한 케이블 방송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유 무쌍한 모습으로 기독교적 메시지가 담긴 가사의 랩을 열창했다. 이에 대한 기독인과 비기독인을 포함한 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결국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의지하는 것이 아닌 아버지 당신을 의지하기에 날 세우소서...내 삶은 바로 신이 만들 예술 작품의 Featuring 나의 불완전함을 사용하는 창조주의 Symphony 나로 인해서 쓰여지는 위대한 history 어쩌면 이 모든 건 내 이야기가 아닌 His story~"
비와이가 부른
이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이 모든 기독인들 전체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논란과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과 동시에 문화가 갖고 있는 선교적인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를 시사 한다고 볼 수 있다.
팟캐스트 씨씨엠공방 PD이자 찬양사역자인 주창훈씨는 비와이의 출연은 "찬양사역자와 CCM뮤지션들에게 자극과 도전을 주었다"며 실제로 "많은 CCM 아티스트들이 대중가요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신인 찬양 사역자를 발굴하는 다양한 종류의 CCM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지만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다는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어 이를 극복해 새로운 찬양 사역자들을 발굴하고 후원하는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모바일과 SNS를 활용한 새로운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웹툰, 팟캐스트, 메신저 이모티콘 등 이색 문화의 창출이 눈에 띈다.
또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성경구절이나 기독교 메시지를 캘리 그라피나 이미지로 표현해 말씀 묵상을 돕는 신진 기독 디자이너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새로운 방식의 문화적 표현은 특히 10대 청소년부터 청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에끌툰>에 연재되던 웹툰 마가복음·마태복음 뒷조사가 책으로 출판된 것도 이를 증명하는 사례이다. 이러한 현상은 다음세대의 부흥과 회복에 고무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문화 선교 지원이 곧 다음세대 위기 극복 방안
문화는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중요한 도구이자, 또 이를 넘어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가 실현돼야하는 하나님나라 현장화의 일부이기도 하다. 교회는 문화가 갖는 선교적 성격을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의 문화를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흔히 '다음세대가 위기다'라는 말을 하는데 교회가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독교 문화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열심을 내는 것이 곧 다음세대의 부흥과 회복을 위한 노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