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와이스 변신 김구라, 복면 쓴 김성주… 대상 후보들의 개성 있는 무대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대상 후보 4명이 각각 축하 무대를 준비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주인공은 바로 김구라였다. 김구라는 딘딘, 남창희, 허경환, 황제성과 함께 트와이스로 변신해 'Cheer Up' 무대를 꾸몄다. 그는 멤버 나연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고 치어리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Cheer Up'의 하이라이트인 '샤샤샤'를 따라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정준하는 MC민지로 변신해 양세형, 하하와 함께 '히트다 히트'로 힙합 무대를 펼쳤다. 유재석은 젝스키스의 '커플' 무대를 함께 했다.
◇ 인기몰이 '음악대장' 하현우, 유재석 닮은꼴?
20주 동안 '가왕' 자리를 지키며 '일밤-복면가왕'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국카스텐 보컬)는 대상 후보인 유재석을 향한 팬심을 마음껏 드러냈다.
하현우는 대상 후보 중 누구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언제나 항상 유재석 씨를 응원한다. 그리고 또 이번에도 상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면가왕'을 통해 인기를 얻으셨는데 또 다른 대상 후보인 김성주가 서운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김성주 씨 사랑한다. 하지만 유재석 씨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재치있게 대답했다.
'복면가왕'으로 특별상을 수상하고 나서는, "하늘에서 저를 기특하다고 뿌듯하게 바라보고 계실 신해철 선배님께 다시 한 번 이 상의 영광을 돌리겠다"는 특별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는 '복면가왕'에서 '민물장어의 꿈', '라젠카 세이브 어스', '일상으로의 초대' 등 신해철의 곡을 열창한 바 있다.
◇ '대상 고배' 정준하의 감동 소감
올 한 해 '무한도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줘 당당히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정준하는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해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정준하는 진솔한 소감으로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이어, "제가 제 그릇을 안다. 저는 지금 여기도 너무 과분한데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저보다 워낙 천 배 백 배 능력 있는 우리 김성주 씨, 김구라 씨, 우리 유느님(유재석) 진짜 제가 넘어설 수 없는 분들인데 그런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만으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준하는 "혹시라도 (대상을) 받으면 꼭 이 얘기는 하고 싶었다. 제가 살아오면서 너무 행운을 참 많이 받았다. 근데 그 행운 중에서도 가장 큰 두 가지 행운이 있다. '무한도전' 저한테 큰 행운이고 제 아내를 만난 게 저한테 큰 행운"이라며 '무도'와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입담 뽐낸 로맨티스트 윤종신
지난달 9일 500회를 맞으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라디오스타'를 이끌어 오고 있는 MC 윤종신은 뮤직/토크쇼 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그는 '라디오스타'와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은 수상소감을 선보였다.
윤종신은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다. MBC는 매번 12월 29일에 시상식을 한다. 2006년에 결혼했는데 결혼기념일 1주년이 되는 해부터 10년째 계속 결혼기념일을 MBC에 양보했는데 올해 10주년이라서, 오늘 제가 좀 시상식에 늦게 온 이유가 그래도 저녁식사는 아내와 같이 해야겠기에 늦게 왔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혹시나 김구라 씨가 (대상을 받으면) 대상 2연패 축하해주려고 했는데 앞에 PD상 받는 거 보니까 제가 보기엔 글른 것 같다. 그리고 저는 특별상을 주셔서 전체적으로 약간 '라디오스타' 좀 홀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저희 B급 네티즌들이 가만 있지 않을 거다. 우리 모래알 같은 라디오스타 팬들이 분규를 일으켜 줬으면 좋겠다"고 재치있게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농담'이라며 "저는 항상 어떤 프로그램이든 티 안나게 스며들듯이 방송하는 게 제 지론이고 계속 그렇게 해 왔다. 계속 티를 내 주셔서(상을 주셔서)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제가 91년도 MBC 처음 방송 시작했던 그 25년 간 계속 MBC와 함께 했었는데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는 거 같아서 이 상 각별히 받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 벌써 26년째, '레전드' DJ의 '라디오 만세'
배철수는 "우선 요즘같은 멀티미디어 시대에 라디오를 들어주시는 청취자 여러분 고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와 같이 일하는 작가들, MBC 라디오 PD들에게 다 감사드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묵묵히 일하는 라디오 엔지니어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라디오 모든 PD들, 부장, 국장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그는 "오래 됐다, 프로그램이. 1990년에 시작을 했는데 너무 오래됐죠?"라며 "오늘 특히 감사하고 싶은 분은 1990년에 3월 19일에 처음 프로그램을 함께 시작했던 첫 PD 박혜영 PD에게 감사드린다. 처음에 방향을 잘 잡아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초대 PD였던 박혜영 PD는 배철수의 아내다.
배철수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마지막 바람이 있다면 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오늘은 밥 딜런처럼 멋있게 선약이 있어서 상을 못 받으러 온다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저는 뭐 밥 딜런이 아니라… 제 마지막 멘트는 조금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을 테지만 나이 먹은 DJ의 애교로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라디오 만세!"를 외쳤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