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시 메모' 안종범 재소환…삼성 특혜 실체 밝혀지나

문형표 전 장관 구속 여부, 이르면 오후 늦게 결정될 듯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장시호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0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핵심 인물들을 소환하는 등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동계센터)에 지원한 16억 원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해 준 것에 대한 대가성인지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합병을 도운 혐의를 시인,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27일 안종범 전 수석을 조사했던 특검팀이 이날 오후 2시 다시 안 전 수석을 소환한다.

본래 오전 10시에 소환할 계획이었지만 안 전 수석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소환일정이 늦춰졌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의 수첩에서 지난해 7월,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독대한 날,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문구가 적힌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이 메모가 박 대통령이 직접 삼성 측에 최순실 씨가 운영하는 단체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정황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동계센터를 지원하는 데 박 대통령의 지시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또 '삼성 후원금' 의혹 관련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국정농단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30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장시호 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게도 삼성으로부터 후원을 받게 된 배경을 조사하게 된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준비공판 절차에서 장 씨 측은 삼성에 후원금을 강요했다고 인정한 반면, 김 전 차관 측은 이와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아울러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을 소환해 청와대로부터 블랙리스트를 전달받은 경위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문화계 인사들에게 실제로 불이익을 줬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온 김 전 장관은 유진룡 전 장관의 위증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거듭 부인했다.

한편 국민연금에 삼성 합병을 찬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며, 구속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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