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지난 22일 나주시 반남면 씨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라 해당 농장의 3km 내 나주 및 영암 11개 농가의 오리와 닭을 예방적 살처분과 함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이 가운데 나주 반남면 2곳과 영암 시종면 1곳 등 세 군데 농가의 씨오리 및 육용 오리에서 H5N6 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에서 나주에 이어 두 번째로 오리 사육이 많은 영암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28일 현재까지 전남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가가 나주 8곳과 구례와 무안, 해남, 장성, 진도 그리고 영암 각 1농가씩 모두 14개 농가로 늘었으며 이에 따른 살처분된 오리와 닭이 57농가에 1백 14만 4천 마리, 살처분 보상금도 81억 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문제는 영암 시종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해당 농장의 3km 내에 11개 농가에 오리와 닭 19만 4천 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나 전남도는 이미 예방적 살처분으로 미리 AI 바이러스 오염원을 제거했다며 추가 살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전남도는 또,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이미 살처분 농가 주변 3km 안 가금 농가에 대해 추가 살처분 시 보상금 지급 등 재정부담이 커지고 오리와 닭 입식 기반의 붕괴마저 우려된다며 추가 살처분에 난색을 보였다.
이로 인해 영암에서 197 농가에서 오리와 닭 3백52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고 특히 이 가운데 오리는 188개 농가가 3백 35만여 마리를 기르고 있어 나주 194개 농가에 5백30만여 마리를 사육하는 나주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많은 오리 사육 지역의 AI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초동 방역 실패 속에 강추위에 AI 바이러스 생존율이 연장되며 AI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그동안 AI 청정지대인 전남 진도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AI 피해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 2011년 전남에서 AI로 158 농가에 닭과 오리 3백20여만 마리가 살처분돼 291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던 사상 최악의 AI 피해 규모와 보상금을 넘지 않을까 벌써 우려되고 있다.
전남도 축산과 관계자는 "지난 22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뒤 전남에서 일주일 동안 추가 의심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AI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군 제독 차량을 동원한 소독 강화와 방역 지역 가금류 사육 농장의 매일 소독 시행, 그리고 방역 지역 내 가금류에 대한 매일 임상 예찰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철새 분변으로 인해 AI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AI 확산을 줄이기 위해 철새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지 않고 한 곳에 머무르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철새 먹이 주기 행사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