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쓰레기 1억4천만톤, 다 묻을수도 없고…

사업장에 매립 쓰레기 비율 정해주고 못 지키면 페널티..자원순환 성과관리제 추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진=자료사진)
1억4179만7천톤. 1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쓰레기)의 양이다. 이 폐기물을 10미터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모두 묻는다고 하면 해마다 대략 1400만 제곱미터(㎡)의 땅이 필요하다.

여의도 면적(290만㎡)의 5배에 규모의 면적에 해당하는 땅이 해마다 쓰레기 매립에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토가 쓰레기로 뒤덮이지 않는 이유는 발생 폐기물의 85%가 재활용되고, 6%는 소각 처리되기 때문이다. 전체 폐기물 가운데 실제로 매립되는 양은 1290만톤 정도로 전체의 9% 수준이다.

하지만 해마다 매립되는 1290만톤의 쓰레기도 적은 양은 아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 매립지의 경우 이번에 수도권 3개 시도와 환경부가 합의한 대로 3-1 매립장만 쓴다고 할 경우, 지금 수준으로 가면 7년 뒤에는 포화상태가 된다.

늦어도 10년 안에는 또 대체 매립지를 찾아나서야 할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매립지 예정부지 인근 주민의 거센 반발이나 정치적 논란 등 상당한 사회적 비용은 피할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는 하루에 대략 1조원의 광물과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자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대량 생산과 대량소비, 대량폐기로 이어지는 경제구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 매립쓰레기 비율 정부가 지정, 못 지키면 페널티

이에따라 환경부는 오는 2018년 1월부터 폐기물 순환 이용을 최대화하기 위한 ‘자원순환기본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법 시행을 앞두고 시범운영 중인 제도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자원순환 성과관리제도’다.

자원순환 성과관리제도는 최근 3년 연평균으로 지정폐기물을 100톤 이상 또는 지정외폐기물을 1000톤 이상 배출하는 폐기물 다량배출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 사업장들에게 해마다 순환이용률과 최종처분율(매립율)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에 미달하는 사업장은 명단 공개와 특별단속 등 단계적인 페널티를 부과 받게 된다.

2015년 기준으로 폐기물 다량배출사업장은 모두 2454곳으로 연간 폐기물 배출량은 5155만7천톤에 달한다. 이는 전체 사업장폐기물의 40%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리고 이들 사업장 폐기물의 8.6%가 최종적으로 매립지로 향하게 된다.

정부는 최종 처분율, 즉 최종적으로 매립지로 향하는 사업장 폐기물의 비율을 8.6%에서 2020년까지 3%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2015년 기준으로 폐기물 다량사업장 2454곳에서 연간 발생하는 폐기물 5155만7천톤 가운데 재활용률을 높여 매립률을 1% 올릴 때마다, 매립장 5만 제곱미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처리비용도 530억원이 절약된다.

정부 목표대로 2020년까지 최종 처분율을 3%로 낮추는데 성공하면 해마다 7천억원 이상의 비용절감과 70만제곱미터 면적의 매립지 감소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대략 8천 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신도시만큼의 면적에 해당한다.

◇ LG디스플레이 "시범사업하면서 기술개발 앞당겨"

기업들은 매립처리량이 줄어들면서 폐기물 처분 부담금을 절감할 수 있고, 재활용 자원을 이용해 자원도 아낄 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재활용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산업 또한 발전하게 되는 이익도 기대된다.

실제로 시범사업에서도 자원순환성과관리제도가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연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이 96%에 달하지만,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의 처리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15.9%의 양이 최종 매립으로 처리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이후 최종 처분율이 4.3%까지 줄였다. 실질적으로 재활용 한 후 최종 매립되는 양이 거의 4분의1로 줄어든 것이다. 핵심은 폐유리 재활용이었다.

원래 LG디스플레이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폐유리를 재활용하는 기술이 없어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왔다. 그러던 중 시범사업을 계기로 재활용 위탁업체와 공동연구를 통해 폐유리 재활용기술을 개발하였다.

최근에는 필름이 부착되어 있는 폐유리도 파쇄 후 필름을 비중 분리하는 기술도 개발해 재활용되는 양을 더욱 증가시키는 결과도 얻었다. 그동안 매립장으로 가던 폐유리는 재활용 공정을 통해 내화벽돌, 보도블럭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폐유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 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왔다"면서 "성과관리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전체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술개발의 성과가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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