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함 효과' 美·中 항모확보 경쟁 불붙는다

中 제3항모 건조 박차, 美 '슈퍼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 내년 취역 맞불

중국의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첫 훈련을 마치고 하이난(海南)성 해군기지로 돌아온과 중국의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의 행보에 주변국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첫 훈련에서 중국 해군 역사상 최초로 서태평양까지 진출한 랴오닝호는 일본과 대만을 바짝 긴장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 재검토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데 성공했다.


구축함 3척, 호위함 3척, 종합보급선 1척으로 구성된 랴오닝 편대는 지난 15일 보하이(勃海) 해역에서 대규모 실탄 훈련을 펼친데 이어 23일에는 한국과 인접한 서해 훈련을 시행했고 급기야는 사상 처음으로 오키나와-대만-남중국해로 이뤄지는 이른바 제1도련선을 뚫고 서태평양까지 진출했다.

남중국해 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 베트남명 쯔엉사,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를 지나지는 않았지만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 타이핑다오(太平島·영문명 이투 아바) 남동쪽 해역을 빠져나가면서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의 37㎞ 지점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중국 해군은 "이번 훈련은 연간 훈련 계획에 근거해 조직·실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랴오닝호의 일거수 일투족은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랴오닝함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일본 잠수함이 뒤를 쫓자 대잠수함 헬기로 대응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대만 군당국은 랴오닝함 전단을 감시하기 위해 RF-16 정찰기를 출동시키기까지 했다.

중국 정부는 1척의 항공모함으로 거둔 군사적 성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 환구시보 (環球時報)는 "중국의 세 번째 항모가 지난해 3월부터 상하이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번에 주목을 받고 있는 랴오닝함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항모 바랴그함(6만7500t급)을 개조해 2012년 9월 진수했으며, 자체 기술로 개발중인 두 번째 항모’(5만 t급)는 다롄(大連)조선소에서 건조 중으로 내년 초 진수한다는 계획이다.

환구시보는 더 나아가 미국 근해인 동태평양에까지 진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항모시위’를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다.

취역 예정인 미국의 제럴드 포드함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美도 '수퍼 항공모함' 확보에 박차, 美·中 군비경쟁 확산일로

중국은 표면적으로 통상적인 군사훈련이라며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미국 역시 이번 랴오닝호의 항로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현지언론들은 무게를 싣고 있다.

항공모함 전대가 태평양을 지배하는 미국의 주력 전력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 서태평양까지 진출한 것은 중국이 미국에 정면도전을 선포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첫 번째 항모 전단을 성공적으로 운용하자 미국도 항공모함 전력 확보에 더욱 가속을 내기 시작했다.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 등 외신들은 미국이 내년에 포드급 차세대 핵 추진 '슈퍼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 함을 취역하고, F-35 스텔스기를 발진시킬 수 있는 대형 상륙 강습함 전력 증강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제럴드 포드함은 길이 337m, 높이 30m, 넓이 76m에 만재 배수량 11만2천t으로 미 해군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이중대역레이더, 레이저포와 최고 음속의7배의 속도로 발사할 수 있는 '전기포'(레일건) 등 최첨단 무기들이 탑재된다.

50조가 투입된 이 항공모함은 일부 기능상 문제가 발견되면서 취역이 4차례나 연기됐지만 내년에 미해군에 인도된 뒤 오는 2021년까지 태평양 지역에 실전 배치된다.

제럴드 포드함이 취역하게 되면 미국은 11번째 항모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어서 태평양 지역의 항모 확보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군비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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