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3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자금(39조9천억원)에서 빌린 돈(38조원)을 뺀 '자금잉여'는 1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14조1천억원에 비해 13.5% 감소한 것으로 현재의 방식으로 자금순환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비영리단체는 민간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이 포함된다.
가계 잉여자금이 이처럼 감소한 데 대해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신규주택을 구입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소득은 별로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구입에 돈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은 여윳돈이 증가했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의 3분기 자금잉여 규모는 공기업 경영개선 등의 영향으로 4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008년 자금순환 통계 작성한 이후 비금융법인기업에 여유자금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의 경우 운용자금에 비해 조달자금이 많았던 그동안의 선례가 깨진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 결과로 보인다.
일반정부 부문은 3분기 자금잉여가 18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10조6천억원)보다 8조1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세수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외 부문은 34조8천억원의 자금부족으로 집계됐다. 2분기(23조1천억원)보다 11조7천억원 확대됐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금융자산은 1경5271조원으로 석달 사이에 138조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49조2천억원, 일반정부는 16조6천억원 증가했다. 반면 비금융법인기업의 자산은 6조5천억원 줄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517조1630억원으로 석 달 새 2.6%(37조77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