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보다 주목해야 할 제주의 알토란 영입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은 개막 전부터 강원FC의 엄청난 물량공세로 화제다. 강원은 이근호를 시작으로 오범석과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문창진, 이범영, 황진성, 정조국을 차례로 영입하며 단번에 K리그 클래식 중위권 이상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경기력은 물론,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하는 베트남 출신 미드필더 쯔엉까지 사실상 베스트 11을 모두 갈아치울 만큼의 전력을 보강했다. 승격팀, 그리고 시도민구단답지 않은 과감한 선수 영입에 많은 축구계 관계자는 물론, 축구팬들은 감탄했다.

하지만 화려한 영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강원 외에도 다음 시즌을 대비해 알찬 영입을 하는 제주 유나이티드도 분명 주목해야 할 팀이다. 비록 킷치(홍콩)-하노이 T&T(베트남)의 승자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지만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둔 제주는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있는 영입으로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둔 제주는 기니비사우 국가대표 공격수 멘디(왼쪽)와 '아시아 무대' 경험을 가진 베테랑 수비수 박진포 등 리그에서 검증을 마친 알짜 선수를 보강해 선수단 강화에 성공했다.(사진=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 ‘아시아 무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

창단 첫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둔 제주는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제주는 그동안 꾸준하게 선수단 구성에 투자했다. 하지만 전북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7시즌을 준비하며 간판 공격수 이근호를 강원에 내주고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던 김호남, 이광선이 입대하는 ‘출혈’은 있었지만 공격적인 영입으로 선수단 구성은 더욱 탄탄해졌다. 화려함에서는 강원에 밀릴지언정 절대로 기량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제주의 영입이다.

제주는 새 시즌을 대비해 가장 먼저 국가대표 출신이자 과거 제주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수비수 조용형을 영입했다. 이어 일본 J리그를 경험한 브라질 공격수 마그노를 데려왔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활약하던 중앙 수비수 김원일을 수도권 구단과 경쟁 끝에 데려온 것도 분명한 소득이다.

이근호의 빈자리는 인천에서 활약했던 젊은 공격수 진성욱으로 대신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창근의 영입으로 기존의 김호준과 함께 골문은 더욱 굳건해졌다. 성남에서 AFC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성실한 수비수 박진포의 가세도 제주의 AFC 챔피언스리그 도전에 힘을 더했다.

여기에 2016년 대전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신예 미드필더 이동수가 가세했고, 지난 시즌 하반기에 울산에 영입돼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기니비사우 국가대표 공격수 멘디의 영입은 제주의 원톱 공격수 고민을 날릴 최적의 카드였다.

제주는 일본 J리그를 경험한 브라질 공격수 마그노(왼쪽)와 함께 K리그 클래식에서 기량이 검증된 공격수 진성욱(가운데)과 골키퍼 이창근(오른쪽)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를 영입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사진=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 약점 보완한 제주, 2017년에는 주목해야 한다

제주는 2016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당당히 3위에 오르며 2017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기록으로 살펴보면 제주는 더욱 놀랍다. ‘닥공’으로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한 2위 전북 현대와 나란히 71골로 리그 최다득점을 차지했다. 다만 실점이 리그 최고 수준인 57골이라 골 득실에서 크게 손해를 봤다.

2017시즌을 대비한 제주의 영입은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김환 JTBC해설위원은 “강원이 새롭게 판을 짜는 영입이라면 제주는 지난 시즌의 주축이 대부분 남아있는 가운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대비해 선수단 구성의 무게를 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존의 틀을 그대로 가져가되 부품 몇 개를 바꿔 끼우는 모습”이라고 분석한 김 해설위원은 “영입한 선수의 대부분이 리그 적응이 필요하지 않은 선수라 실패의 위험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히려 실속 면에서는 강원보다 제주가 낫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시즌 제주의 최대 약점이었던 수비 보강을 위해 남은 아시아쿼터 등 외국인 선수 추가 영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환 해설위원은 “제주의 마지막 퍼즐은 외국인 수비수가 될 것”이라며 “리그는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욱 단단한 수비가 필수다. 이 점만 해결된다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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