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손숙이 김기춘에게 날리는 일침

배우 손숙.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원로 연극 배우 손숙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손숙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블랙리스트가 실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금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정말 다들 미친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정도인 줄은 몰랐는데 우리는 뭘하고 살았나 싶고, 나라가 이렇다는 게 창피하기도 하다"고 일침했다.

이어 "조선시대나 유신 때도 이런 일이 있었나"라면서 "문화예술계에서는 거기 안 올라가 있으면 창피하다는 얘기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연극계에서 목격한 피해 사례들을 전하기도 했다.


연희당거리패 이윤택 연출가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 "연설문에 정말 정치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4년 동안 당연히 받아야 할 지원금까지 모든 지원이 다 끊겼다. 돈 가지고 예술인들을 길들이려고 한 게 정말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손숙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근혜 정권을 보내며 국립극단 재단 이사장 후보에 올랐다가 떨어지는 등 이상한 일을 겪었다.

손숙은 "국립극단 재단 이사장을 해달라고 연락을 받아 그러자고 했는데 위에 가서 잘린 모양이더라. '국민의 정부 시절 그런 일이 있어서 마음에 안 드나 보지'하고 말았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더 있었다. 문화 인사를 보면 터무니 없는 일들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끊임없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하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하 관계자들에게는 "어떻게, 어느 시대 정치를 하려는 생각이었냐고, 당신 참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일침을 날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화예술계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각오와 함께 젊은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손숙은 "눈치는 채고 있었다. 어차피 나는 이 정부에서 혜택 받을 게 없으니 웃고 말았다. 젊은 친구들이 가끔 지원금이 없고, 그런 식으로 일을 못하게 한다는 얘기를 했다. 선배로서 그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이 정도인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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