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최순실 직접 만나보니…뒷목이 뻐근했다"

-최순실 위해 무장 교도관 배치라니
-자기 관심사엔 또렷하게 대답
-'그 얘기 어디서 들었냐' 되묻기도
-구치소 소장, 崔에 쩔쩔매더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기 위해서 19년 만에 시도된 구치소 청문회, 어제 열렸죠.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이런 핵심증인 3명을 만나기 위한 거였는데 공개청문회는 무산이 됐고요. 다만 특위위원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져서 이들의 수감동을 직접 찾아가서 그야말로 난항의 난항을 거듭한 끝에 비공개면담에 성공했습니다. 2시간 반 동안 최순실을 만나고 온 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만나보죠. 박 의원님, 안녕하세요.

◆ 박영선> 네, 안녕 못 합니다.

◇ 김현정> 어제 많이 힘드셨어요?

◆ 박영선> 어제 너무 화가 나서 아직도 뒷목이 뻐근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 정도 상황이었습니까?

◆ 박영선> 네, 어제 상황이 사실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가 않아서 그런데요. 저희가 최순실을 면담하러 들어간 수감동에 그 무장 교도관이 배치가 됐었습니다.

◇ 김현정> 무장 교도관이라니요?

◆ 박영선> 그러니까 가슴에는 기동순찰대라고 써 있던데요. 시커먼 옷을 입고, 보통 덩치가 보통 사람의 한 1.5배 내지는 2배 정도 되는 그런 사람들인데 가슴에 뭔가를 다 무장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무장 교도관이 배치되는 경우는 교도소 내에서 폭동이 일어나거나, 수감된 사람들끼리 폭행사건이 있거나 이랬을 때 이 사람들이 올라오는 건데요.

◇ 김현정> 폭력 진압용 교도소 경찰 이런 거예요?

◆ 박영선>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순실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이 있었던 그 방에 무장 교도관이 배치됐다, 이거 굉장히 저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이 사람들이 보안과 소속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을 불러들인 사람이 누구냐, 이것을 나중에 밝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청문위원들을 폭동세력으로 본 거에요, 어떻게 된 거에요?

◆ 박영선> 그렇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최순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 사람들이 최순실 문앞을 막고 있었으니까요.

◇ 김현정> 아니, 누가 불러들였다고 지금 예상하세요? 짚이세요?

◆ 박영선> 저는 보안과장 아니면 교도소 소장 아니면 법무부차관 세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 김현정> 그 사람들은 또 누구 지시를 받아서 그랬을까요?

◆ 박영선> 그 이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위에 지시가 있었다면 황교안 총리 권한대행이겠죠.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들으면서 국회의원들이 오는데 일종의 기동타격대 같은 사람들이 거기를 지키고 있었다면 이거를 지금 교도소장 차원에서 이렇게 결정했을까 좀 갸우뚱해져서 질문을 드린 거예요.

◆ 박영선> 그래서 제가 페이스북 생중계를 생각했던 겁니다. 김성태 위원장한테 급히 가서 그 핸드폰을 빌려서 생중계를 시작하려고 핸드폰을 딱 쥐니까 이 사람들이 쏜살같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제가 사진을 못 찍었는데요. 굉장히 위협적입니다. 그 사람들 그 자체만으로도.

◇ 김현정> 참 이러려고 내가 청문위원이 됐나 자괴감이 좀 드셨을 것 같아요?

◆ 박영선> 굉장히 사실은 이게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어제는 최순실 청문회를 해야 된다는 그런 것 때문에 제가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지 않았는데요. 저는 굉장히 이 부분은 좀 국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최순실을 만나기는 만나셨어요. 비공개면담. 직접 보신 거는 처음이시죠, 박 의원님도?

◆ 박영선> 네. 직접 본 건 처음입니다.

◇ 김현정> 제 질문이 좀 포괄적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만나보시니 어떻던가요?

◆ 박영선> 일단 이 사람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관심사나 아니면 호기심이 생기는 질문, 이런 데는 아주 또렷하게 대답합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 박영선> 예를 들어서 제가 '태블릿PC를 류상영이라는 분에게 맡기셨나요?'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저를 탁 쳐다보면서 눈을 똑바로 뜨고 '그 얘기 어디서 들으셨어요?' 이렇게 아주 분명하게 얘기를 합니다.

◇ 김현정> '그 얘기 어디서 들으셨어요'라고?

◆ 박영선> 네. 그래서 제가 당신이 정직하게 얘기하면 나도 이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상황을 설명해 주겠다, 그랬더니 다시 또 고개를 딱 숙이고 대답을 안 하고 그다음에 대통령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심경이 복잡하다.

◇ 김현정> 심경이 복잡하다?

◆ 박영선> 그거는 저는 현장에서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대통령을 원망하고 있구나. 왜 나를 지켜주지 못했냐. 나는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 재단 이사장 만들어주려고 내가 이 고생했는데 이런 것이 눈 속에 담겨 있었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 김현정> 원망의 눈빛이 느껴졌단 말씀인데, 그런데 원래 최순실 씨가 청문회 못 나오는 이유를 공황장애가 있다, 몸과 마음이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도저히 청문회 못 나간다 이랬잖아요.

◆ 박영선> 마음은 좋지 않을 수 있겠죠. 그러나 건강상태는 전혀 이상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참, 그렇군요.

◆ 박영선> 그리고 그 와중에서도 뭔가 이렇게 꼼수를 피려는, 그런데 청문회 도중에 또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화장실 가겠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제가 여성 위원이라서 따라나섰습니다. 그랬더니 화장실 갔다 나와서 교도소 소장님한테 '제가 왜 여기 있어야 되냐'.

◇ 김현정> 그걸 또 항의하려고 나간거군요?

◆ 박영선> 그렇죠.

◇ 김현정> 내가 왜 있어야 되냐, 언제까지 있어야 되냐?

◆ 박영선> 언제까지…. 나 빨리 보내달라.

◇ 김현정> 아니, 그게 얘기를 하면 어디 통해서 통할 거라고 생각하고 믿는 구석이 있는건가요?

◆ 박영선> 그런데 통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교도소에 면회를 여러 번 가봤습니다마는 교도소 소장이 저렇게 쩔쩔매는 수감자를 처음 봤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법무부도 지금 쩔쩔맵니다. 교도본부장이 어제 있었는데요. 이 사람한테 쩔쩔매요.

그러니까 아마 아직 대통령이 헌재에서 탄핵되지 않고 살아 있다고 생각해서 이분들이 자기네한테 불이익이 올까봐 그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 쩔쩔매는 그 장면과 어제 무장 교도관을 배치했다는 그 두 가지 사실 때문에 사실 제가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너무너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감을 느낍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알겠습니다, 최순실. 어제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청문회 면담하셨는데 나온 답변도 시원치가 않아요. 김기춘도 모른다, 안종범도 모른다, 우병우도 모른다, 다 모른다고 했죠?

◆ 박영선> 모든 그 재판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다 모른다고 하고요. 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잠시 눈물을 보였었고 어떤 그 사람한테 예를 들면 저희가 이렇게 동정심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요만큼의 인간적인 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와중에 어제 새로운 추가 의혹을 하나 박 의원이 제기하셨어요.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가, 최순실 씨 아버지 그러니까 최태민 씨가 생전에 총재로 있었던 그 구국봉사단 단원이었다, 그러니까 최태민의 구국봉사단 단원이 김장자 씨였다. 이게 지금 확인이 된 겁니까, 아니면 추정입니까?

◆ 박영선> 지금 제보가 들어온 사실인데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한 이후에 어제 밤사이 기사를 보면 그 구국봉사단에 관련했던 사람이 그게 맞다라고 증언을 해 준 기사가 하나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 박영선> 그래서 제가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특검에서 이것을 좀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국회의원들은 수사권이 없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박영선> 그러니까 이게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확인되면 어제 추가로 난 기사를 보면 거기에 최순실 씨와 이상달, 그러니까 우병우 장인, 장모로 보이는 사람들이 같이 어딘가 봉사를 가서 찍은 사진 같은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이것은 추적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박영선 의원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 의원님. 지난 청문회에서 활약이 상당했던 증인 한 명이 있어요. 바로 K스포츠의 노승일 부장,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전화 걸어가지고 노 부장한테 전화 걸어서 증거인멸 지시한 것 폭로했고 또 친박계 국조특위위원들이 위증교사 했다는 의혹 제기한 것도 노 부장이고 청문회장에서 차은택한테 법률 자문을 해 주는 검사가 하나 있는데, 그 검사를 소개해 준 사람이 우병우 수석이다 이거 밝힌 것도 노 부장이죠?

◆ 박영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노승일 부장을 징계하기 위해서 오늘 K스포츠 재단의 징계위원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 얘기 들으셨어요?


◆ 박영선> 적반하장이죠.

◇ 김현정> 해사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한대요?

◆ 박영선> 그렇습니다. 네, 만약 그렇다면 그건 적반하장이고요. 그 K스포츠재단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면 재단 이사장이, 이 재단을 없애지 않기 위해서 여기저기 부탁을 하고 다니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아니, K스포츠재단이 이미 없어진 걸로 아는 국민들도 많으신데 지금 K스포츠재단도 그대로 있고, 미르재단도 그대로 있는 겁니까?

◆ 박영선> 그대로 있습니다. 그리고 돈도 그대로 있습니다. 그 K스포츠재단에 맡겨진 돈이 정동춘 이사장과 박헌영 과장인가요? 그 사람 이름으로 해서 삼성생명보험에 저축성 예금으로, 개인 이름으로 들어져 있죠.

◇ 김현정> 개인 이름으로?

◆ 박영선> 네. 그런데 이분들은 지금 이 스포츠재단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부분들에 대한 디테일도 국민들이 감시를 저는 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이분들의 주장은 뭐냐 하면 자기네는 정당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재단이라는 것입니다.

◇ 김현정> 여전히?

◆ 박영선> 네.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노승일 부장이 본인이 갖고 있는 최순실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나는 박영선 의원한테 제출했다, 이 말을 남겼어요. 검토하고 계십니까?

◆ 박영선> 그게 제가 처음에 노승일 부장을 만나게 된 게 삼성 관련 자료 때문에 만났거든요. 왜냐하면 이 사람이 독일에 오래 가 있지 않았습니까? 독일에서 일어난 일들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만났더니 자료를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상당 부분이 JTBC라든가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SBS를 통해서 삼성과 관련한 기사들이 그동안에 많이 나갔지 않습니까? 이게 상당수가 노승일 부장이 준 자료들을 근거로 해서 기사를 쓴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특검이 삼성 관련 수사를 좀 더 활발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저는 그런 생각도 좀 하게 되고요. 그리고 아직도 자료가 조금 남아 있기는 한데 현재 남아 있는 자료들이 독일어로 돼 있거나 영어로 돼 있는 그런 자료들인데요. 그것들은 좀 더 번역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직도 그러니까 지금 검토해야 될 게 더 남아 있는, 그러니까 뭐가 더 터질지 모르는 거군요?

◆ 박영선> 그게 노승일 부장 말에 의하면 그 정유라 씨의 지원 문제를 삼성이 엄청나게 서둘렀다는 거죠. 그러니까 끌려다니는 협상을 하면서,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줬다, 그렇게 얘기를 해요. 그래서 거기와 관련된 독일 검찰이 지금 수사하고 있는 부분들, 또 은행과 관련된 계좌 부분들, 이런 것들이 저한테 지금 서류가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언제쯤 공개하실 겁니까, 남은 자료들?

◆ 박영선> 특검수사하는 그 속도를 좀 보고요. 특검에서 만약에 이것이 나오면 굳이 제가 할 이유는 없을 것 같고 만약에 특검이 이것을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때 좀 더 공개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박 의원님 청문회 고생 많이 하셨고요. 고맙습니다.

◆ 박영선>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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