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6일 진행한 서울·남부구치소 현장 청문회에서 핵심 증인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참사 당일 오후 2시가 넘어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을 처음 봤다"고 증언했다.
국조특위 위원으로 수감중인 정 전 비서관을 만난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정 전 비서관이 '참사 당일 오후 2시와 5시쯤 박 대통령을 직접 대면했다. 중간에 잠깐 밖에 나간 것을 제외하고는 오후에 관저에 계속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관저에 또 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누가 있었는지는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버텼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의 이같은 발언은 세월호 참사 당일 누군가가 지근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정 전 비서관이 다른 얘기는 다 해도 관저와 관련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다만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은 평소 언제나 관저에 있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영선 행정관은 최순실씨가 서울 강남 모처에서 박 대통령의 옷을 고를 때 휴대폰을 자신의 셔츠에 닦아 깍듯하게 최씨에게 건네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된 인물이다.
헬스 트레이너 출신의 윤전추 행정관은 청와대 내에서 사실상 최순실씨의 개인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14일 열린 일명 '잃어버린 7시간' 3차 청문회에 핵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연가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청와대의 조직적인 도피 조력 의혹마저 일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대통령 얼굴의 멍자국 등 미용시술과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이 단순하게 '대답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소극적으로 시인했다"며 "당시에 그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경진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내부 보고체계에 대해 물었는데 총평하면 청와대 내부가 일사분란한 총력 대응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며 "참모별로 우왕좌왕하고 정 전 비서관 본인도 상황파악 제대로 못한 점이 읽혀진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정 전 비서관에게 최순실에 대해서 물었더니 '대통령 잘 모시고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