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장관은 2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14년 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 면담은 유 전 장관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블랙리스트 적용 지시에 대해 대통령에게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은 유 전 장관에게 입각 제의를 했을 때 '반대파까지 포용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유 전 장관은 이를 근거로 "블랙리스트 지시는 당초 약속과는 다르다"며 박대통령에게 약속 이행을 촉구한 것.
그러자 박 대통령은 "원래대로 하시라"며 반대파 포용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유 전 장관의 설명이다.
유 전 장관은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배석한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에게도 이렇게 당부했다.
"대통령 약속을 지금 당신도 들었으니 앞으로 김기춘 실장이 어떤 지시를 하더라도 나는 따를 생각이 없다. 앞으로 김기춘 실장이 어떤 지시를 하더라도 그것을 우리 실국장들한테 얘기를 해서 못살게 굴지 말라"
이 사건 이후 세월호 참사가 있기 전까지 두세 달 정도는 청와대로부터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나고 나서 슬슬 구두로 시비를 걸기 시작해 6월에 들어서는 정식으로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가 문서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면직되기 바로 며칠 전 대통령하고 단 둘이 만나 재차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처음에 약속했던 것처럼 하셔야지 앞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계속 쳐내면 나중에는 한 줌도 안 되는 같은 편 가지고 어떻게 일을 하시겠습니까? 그랬더니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안 하시더라구요."
유 전 장관의 이같은 증언은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랙리스트 작성이 대통령의 뜻인지 김기춘 비서실장의 기획인지는 특검이 밝혀야 할 몫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