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는 정부가 세월호 침몰 원인이라고 밝힌 △과적 △조타 실수 △고박 불량 △복원력 상실 등 4가지 원인에 의구심을 품고, 세월호 참사 당시 '외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 방송은 자로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론을 나란히 배치해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우선 자로는 '과적'이 주요 침몰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참사 당시 세월호에 규정보다 많은 화물이 실려 있었으나, 세월호가 운행하던 2년 동안 과적해 온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고 참사 당일보다 3배 많은 양을 과적한 경우도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CCTV 영상을 통해 세월호에 실린 모든 화물을 추적, 자로의 '세월엑스' 작업을 도운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김관묵 교수의 견해를 곁들여 과적은 침몰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세월호 특조위 측은 "화물을 많이 싣기 위해 평형수를 뺀 상태에서 과적한 것이 (침몰 원인으로)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자로는 조타수와 3등 항해사를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로 본 법원 판결과, 당시 조타수였던 조준기가 "타를 왼쪽 방향으로 돌렸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 조타기 수중 촬영 분석 영상에서 바늘이 좌현에 있는 것 등을 근거로 '조타 실수'도 침몰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자로는 "세월호가 기울기 전에 충격음을 들었거나, (세월호 기움과) 동시에 들었다는 사람들은 쿵, 쾅, 꿍 이런 식으로 단음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 소리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외력 개입되지 않고는 해석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로는 "저희 배에 날개 부분에 뭔가 약간의 충격을 받은 느낌이 있었다"고 한 조타수 조준기의 발언, "배가 충돌했나봐요"라고 했던 단원고 2학년 7반 고 이근형 군의 문자, "배 앞부분 충격 있었다"고 한 청해진해운 김영붕 상무의 메모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단음을 들었던 사람 중에 두 분은 좌현 선수 쪽에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배 밑바닥과 그만큼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밑과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외부 충격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는 의미다.
김 교수 역시 진도VTS가 보관했던 세월호의 레이더 영상에 잡힌 주황색 물체에 대해 "적어도 쇠붙이 물체여야 하고, 그 정도(크기)로 잡히려면 상당한 크기의 물체여야 한다. 그 정도라면 사실 선박 정도인데, 잠수함밖에는 생각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바라봤다. 그간 주황색 물체는 세월호 선박에 실려있던 '컨테이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경성석 보좌관도 미군부대와 교신 내용에서 "혹시 잠수함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냐"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아니지만 항시적으로 잠수함이 다니는 길목은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국방부는 잠수함 충돌설을 '유언비어'라고 일축했고, 세월호 특조위 관계자 역시 "누구나 의심하긴 하나 조사결과로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큐를 만든 진짜 목적 중 하나는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드는 것이었다. 특조위를 부활시켜야 할 명분을 정말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만약에 오늘 (세월엑스 영상을) 공개했는데 누군가 나타나서 '당신 이것 보세요, 훨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다른 이론이 있다'고 하면 제 영상은 당장 지워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자로는 영상을 공개하게 된 배경을 "진실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그게 전부다. 제가 알게 된 이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평생 동안 죄책감 속에 살아갈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자로의 '세월엑스' 영상 일부와 단독인터뷰가 나가기까지는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25일 9시 40분 방송 예정이었던 '스포트라이트'는 갑자기 10시 20분으로 편성이 늦춰졌고, '김제동의 톡투유' 재방이 방송됐다. 같은 시기 JTBC 홈페이지도 잠시 접속이 원활하지 못했다. 또, 본방 중에도 발언과 자막이 일치하지 않는 등 실수가 있었다. 이에 JTBC는 자막으로 "제작지연 및 편집상의 실수로 방송이 늦어졌음을 사과드립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구합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25일 오후 11시 43분 현재 자로는 '세월엑스'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후 11시 29분 경 그가 올린 페이스북에 의하면, 해당 영상은 65% 처리 중이라고 되어 있다. 자로는 "스포트라이트 잘 봤습니다. 이제 제 차례네요. 방송에 나오지 않은 수많은 진실의 흔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라고 당부했다. 26일 오전쯤 '세월엑스' 풀 버전(8시간 49분 분량)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