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적폐 청산! 새로운 대한민국, 김제동과 함께하는 6대 긴급현안 해결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6대 긴급현안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세월호 인양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살인 특검 도입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지 △언론장악·방송법 개정 △성과퇴출제 폐지 △사드배치 중단 등이었다.
'언론' 부문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기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해고된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티저 예고편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언론을 장악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방송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 거리낌 없이 이뤄진 '언론장악'의 현실을 짚고, 이에 맞서 싸운 언론인들이 줄줄이 해직됐다는 내용이 짤막한 영상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영상이 끝난 후 김제동은 " 웃지도 못하고 억장이 무너지시죠.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 열받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해직언론인들 결국 우리 엄마 아빠 형들 누나 아닙니까? 하고 싶은 말 많으실 것 같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 김동훈 수석부위원장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촛불정국에서 국민들이 '언론도 공범이다' 이렇게 구호를 외쳐주셨는데 정말 맞는 말씀이다. 언론은 공범 중에서도 아주 핵심공범이다. 지금 공영방송은 청와대, 비선실세, 재벌 이런 세력들과 결탁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진실보도를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제동은 "요약하면, 언론을 바로세우려면 새누리가 해체되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물었고, 김 부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 부위원장은 "사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열어젖힌 것도 언론 아닌가. 언론이 바로서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정말 이 재벌과 정치권력,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면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주주의, 인권, 민생경제 정말 언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요. 어쨌든 12월 29일 본회의가 있는데 거기서 언론장악 방지법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우리 촛불의 힘, 여러분의 힘으로 좀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암 투병 중인 MBC 이용마 해직기자의 쾌유를 빌어달라고도 부탁했다. 그는 "이용마 기자가 지금 희귀암인 복막암에 걸려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 이용마 기자가 몸 건강히 회복돼서 다시 언론현장에서 열심히 기사 쓸 수 있도록 여러분들 많이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2012년 해직돼 1, 2심 해고무효소송 판결에서 모두 승소했으나 MBC의 불복으로 여전히 MBC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제동은 "언론이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진짜 열심히 일하는 언론인들도 많다. 그런 분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고, 지금도 카메라 찍고 계시고 취재하고 계신 분들 여러분들(시민들)이 박수쳐주시면 아마 여러분 편에 서서 잘 취재해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박수를 유도했다.
김제동은 조선시대 때 '오늘 사냥 나간 것은 기록하지 마라'고 했던 태종의 부탁에도 '태종께서 오늘 사냥 나간 것을 기록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시었다'고 적었던 사관의 일화를 들어, "우리가 그런 언론을 가졌던 민족이다. 지금의 언론이 그런 언론을 복원해 낼 것으로 생각한다. 수많은 언론인 여러분들께 시민 여러분들이 격려 한 번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시민들이 국회에 명령해 달라, '언론장악 방지법 통과'시키라고"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본래 주인(시민)을 못 알아보고 뼈다귀 던져준다고 (권력에) 아양이나 떠는 그런 언론, 바꿔야 하지 않겠나"라며 "지금 20대 국회에는 공영언론사들 사장을 가짜 주인인 대통령이 뽑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뽑자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이름하여 언론장악 방지법이다. 국회의원 무려 162명이 서명해서 발의했는데 다섯 달이 다 되도록 논의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기를 쓰고 반대하고 있다. 나라 도둑질 더 해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 용서할 수 있나. 여기에 모이신 시민 여러분, 여러분들이 주권자이고 정의다. 국회를 향해 명령해 달라. '언론장악 방지법, 당장 통과시켜라!'"라고 외쳤다.
또, 김 위원장은 언론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벌써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언론인 해직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YTN) 노종면 기자가 해고된 지 3000일이 됐다. 해고됐을 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길거리 헤맸다. MBC 최승호, 박성제 이런 분들도 공정방송 외치다가 길거리로 내쫓겼다. 대한민국 언론이 바로서는 길, 이들이 제자리에 돌아와서 화면 앞에서 마이크로 뉴스를 전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개월 째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언론장악 방지법')은 청와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재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큰 줄기로 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에는 여야 7:4로 기울어진 이사회 구조를 여야 7:6으로 완화시키고, 중립적인 사장추천위원회를 꾸리며, 사장 선임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의결할 때에는 특별다수제(전체의 2/3 이사들의 찬성이 있을 때 가결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실질적으로 제작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편성위원회를 꾸리되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