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9년만의 구치소 청문회…최순실 나올까

1997년 한보청문회 구치소 개최 후 처음

'최순실 게이트'의 장본인인 최순실 씨에 대한 '구치소 청문회'가 오는 26일 열린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에 최 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서 청문회를 연다.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도 청문회가 열리는 서울구치소 대회의실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구속 상태의 피의자를 상대로 구치소 현장에서 진행하는 청문회는 1997년 '한보 청문회' 이후 19년 만이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정태수 한보 회장 등 12명을 상대로 구치소 사무실 청사에서 청문회를 했고, 이 모습은 TV로 생중계됐다.

이번 청문회 역시 국회방송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이미 이들이 재판에 넘겨진 데다 특검 수사도 진행 중인 만큼, 당사자들의 육성을 TV로나마 직접 듣는다는 데 더 의미를 둘 수 있다.

국조특위는 지난 7일과 22일 두 차례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출석하지 않고 동행명령마저 거부한 최 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을 이번에는 반드시 불러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최순실, 안종범 등 핵심 증인들은 그동안 수차례 국회 출석 요구를 무시하고 국민을 우롱하며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며 "핵심 당사자들만 빠진 맹탕 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 최순실 등 주요 증인은 반드시 내일 청문회에 참석해 정직한 자세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은 구치소 청문회에 반드시 그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며 "국정농단의 전말, 재벌과의 결탁, 부정축재 수단 등 국민적 의혹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도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구치소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은 없다.
최 씨의 경우 그동안 구속 수사에 따른 '공황장애'나 '피폐한 심신' 등을 사유로 청문회 출석 요구에 불응한 만큼, 이번에도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대고 나오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비서관 역시 이날 특검에 공개 소환되면서 수사가 본격화한 만큼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기존의 불출석 사유를 반복할 공산이 크다. 안 전 수석도 마찬가지다.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과 최 씨 등의 변호인을 접촉해 이들의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특위 관계자는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조특위 위원들이 현장까지 찾아갔는데도 불출석하기에는 당사자들도 부담감이 클 것"이라며 "이번에는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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