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특검팀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첫 주요인물인 김 전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김 전 차관은 사실상 법무부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호송차에서 내렸다.
'최순실의 수행비서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수많은 갑질을 왜 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은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를 등에 업고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렸고, 최씨 측근 고영태씨는 그를 "최씨의 수행비서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씨와 그 조카 장시호씨와 공모해 삼성그룹을 압박하고, 장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로 16억 28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게 한 뒤, 최씨가 운영하는 더블루케이가 선수들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
특히 특검이 이 범행 과정에서 박 대통령 등에게 제3자뇌물죄 혐의를 적용할 정황을 포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특검이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하며 '박 대통령-삼성'의 뒷거래 입증을 수사개시 신호탄으로 쏴올린 만큼, 김 전 차관 소환은 이 과정에서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 관계자도 그의 소환에 대해 "기존 진술 확인과 추가 조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또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문화계 인물 9473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문체부가 이를 관리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캐물을 전망이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최순실씨를 소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