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탈당한 정두언 전 의원은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태민과 박근혜 관계가 담긴 내용으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19금(禁)이다"며 "방송에서 까기(공개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이긴 상황이었고, 패한 후보를 탄압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2년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선후보가 됐을 때, 추가로 검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검증은 야당에서 했어야 했는데…(당시) 제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인데 내가 검증하자고 할 수는 없었다"면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면서 박근혜를 찍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문제의 조순제 녹취록에는 "박정희 대통령 사후 바로 뭉칫돈이 최태민 일가로 흘러들어갔다"며 "지금 시가로 계산하면 2000억~3000억대가 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해 정 전 의원은 "차명관리죠. 그러니까 한 가족처럼 된 것"이라고 말했다.
9시간에 걸친 녹취록은 조순제씨와 친분이 있는 전직 언론인 2명이 작성한 것으로, 재산 형성 내용 외에도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매우 상세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순제씨 녹취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지난 11월 6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내용 일부가 처음 공개됐다.
한편, 조순제씨는 최태민의 의붓아들로 지난 1975년 만들어진 구국선교단에서 활동하며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당시 구국선교단 명예총재)를 도왔고, 박 대통령이 1980년대 영남대 이사 시절 핵심 측근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투자금융 전무로도 활동했다.
조순제씨는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와 영남대, 육영재단 살림을 도맡았지만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주자 경선 청문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조순제를 모른다'고 말하자 이에 격분해 '박근혜와 최태민 일가를 폭로하는 장문의 녹취록'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순제씨는 녹취록 작성 1년 뒤 사망했다.
정 전 의원은 "박영수 특검의 윤석열 팀장하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가깝다"며 "격려 차원에서 여럿이 저녁을 먹으면서 녹취록 내용을 알려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