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대란' 현실화…제빵업계 1위 파리바게뜨 19종 생산 중단

계란 40% 부족…뚜레쥬르, 중단 계획 없지만 예의 주시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공급이 크게 줄면서 제빵업계 1위 업체가 계란을 사용하는 일부 제품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전문점 파리바게뜨는 23일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의 생산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AI 발생 이후 대형 제빵업체가 관련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 전문점 중 시장점유율이 70%를 넘는 압도적인 선두업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계란 거래업체 상당수가 AI 영향으로 정상적인 공급이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게 됐다”며 “추가적인 공급 확보를 통해 조기에 제품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PC는 현재 계란 공급업체 21곳 중 9곳이 폐쇄돼 계란 공급 물량이 약 40% 정도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그룹이 하루 소비하는 계란량은 80톤에 달한다.

그러나 업계 2위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아직 수급에 큰 차질이 없어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AI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생산을 중단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도 언제 그런 상황이 닥칠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PC는 지난 주말과 이번주 초 구매부서 등의 직원들을 동원해 대형마트 등에서 계란을 사모았다가 사재기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SPC 측은 일부 직원들이 애사심에서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지만 직원들에게 구매와 이송장소, 비용정산 절차 등을 담은 내부 지침자료가 공개되면서 더 큰 비판을 자초했다.

SPC로서는 제품 생산 중단사태를 막지도 못하고 여론의 뭇매만 맞은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