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가족 기업인 '정강'에서 사실상 집사 역할을 한 이정국 전무도 고령 향우회를 매개로 이완영 의원과 이경재 변호사를 만났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우 전 수석을 보좌해 청문회 현장을 찾은 이정국 전무를 증언대에 세웠다.
박 의원은 "이정국 전무는 우병우 전 수석 처가의 경기도 화성땅 차명 소유자이고 우 전 수석의 장인인 고 이상달 전 정강중기 회장의 사촌 동생"이라며 "강남역 땅을 넥슨과 거래한 당사자이자 경북 고령 향우회 부회장"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제보받은 사진들을 공개하며 "이완영 의원과 이경재 변호사, 이정국 전무가 수시로 만난 사이"라며 "이들이 다 연결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사진 3장에는 국조 특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완영 의원이 이정국 전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 의원은 지난 12월 초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박헌영 전 과장을 만나 대통령 연설문 등이 담긴 태블릿PC가 최순실씨 소유가 아니라는 내용의 청문회 위증 모의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야당 의원들의 요청으로 김성태 위원장 직권으로 청문회에서 제척됐다.
박 의원은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이사장에게 "며칠 전 K스포츠재단 직원들한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리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하려는데 이사장이 대외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정조사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일요일에 만나서 재단 구명 문제를 부탁했다'고 말한 적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말은 그렇게 했는데 실제로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박 의원은 증인으로 신분이 바뀐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과 노영일 전 부장에게 "정 이사장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냐" 물었고, 두 사람은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결국 고령 향우회 등을 통해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와 우 전 수석 집안의 사실상 집사 역할을 한 이정국 전무 등과 만남을 지속해 온 이완영 의원이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없애기 위해 위증 모의를 했다는 정황이 제시된 셈이다.
박 의원은 "이완영 의원과 정동춘 이사장은 대구 대륜고 선후배 사이이고, 이완영 의원과 이정국 전무는 고령 향우회에서 만나는 사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제 이경재 변호사를 최순실씨에게 누가 추천했느냐도 의심스럽다"며 "상황이 이런 데도 우 전 수석은 최순실을 모른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정국 전무는 "(최순실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고령 향우회 부회장이지만 향우회 활동을 안 한 지가 10년 정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요 증거인 태블릿PC 소유 관계를 두고 이경재 변호사의 개입이 없었다고 항변한 것.
하지만 박영선 의원은 "제보 사진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청문회장에서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경재 변호사가 처음에 태블릿PC가 최순실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이완영 의원에게 국정조사에서 그것을 밝혀달라 부탁을 했던 것"이라며 "거기에 정동춘 이사장, 박헌영 과장 이런 사람들이 액세서리로 등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