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000일… "YTN 해직기자들 돌아와야"

언론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YTN·MBC 해직자 문제 해결' 요구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 씨의 YTN 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투쟁을 하다 해직된 현덕수·조승호·노종면 기자는 3000일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제공)
YTN 기자들이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언론특보를 맡았던 구본홍 씨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보도전문채널의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 투쟁을 벌이다 해직된 지 오늘로 꼭 3000일이 됐다. 대법원 판결로 권석재·우장균·정유신 기자는 복직했으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는 아직도 YTN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언론계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해직자 문제 조속한 해결' 목소리가 나왔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12. 22. YTN에서 해고된 지 3000일 된 기자들을 아시나요?)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22일 성명을 내어 해직자 문제 해결을 위해 YTN 조준희 사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YTN에서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 해직된 이들이 오늘로 '해직 3000일'을 맞았다. 8년 전 초등학교 4학년생이었던 한 해직기자의 자녀는 지난 달 대입 수능시험을 치렀다"며 "체포, 구속, 해고로 이어지는 권력의 모진 탄압도 이들을 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YTN을 장악하는 것이 곧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라 믿었던 권력 핵심부는 불법 사찰을 통해 YTN 내부 동향을 파악해 청와대에 부역할 수 있는 배석규를 사장으로 임명, 사실상 초토화 작전에 나섰다. '돌발영상' 등 시청자 국민의 사랑을 받은 간판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뉴스는 정권홍보방송으로 전락시켰다"며 "그러나 (현재 사장인) 조준희 체제 출범 후에도 YTN에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의 복직 문제는 물론, 방송의 공정성 실현을 위한 노력에 있어서도 진전과 변화는 없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발발 후 뉴스에서 보이는 작은 변화들도 YTN 구성원들이 긴급 총회를 열어 의견을 모아 강력히 항의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는 조준희 사장 임명을 둘러 싼 비선실세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돼 YTN은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제 조준희 사장은 결단해야 한다.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사정 선임 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면 그만이다. '어쩔 수 없는 권력의 낙하산', '비선실세 장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버리기 위해서라도 해직기자들의 복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YTN의 공정성, 신뢰도, 영향력과 구성원들의 화합과 상처 치유를 위해서는 세 사람의 복직이 절실하다. YTN 구성원 다수가 이들의 복직을 원하고 있지 않은가. 해직 3000일 바로 오늘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 "올곧은 해고언론인들이 돌아올 수 있게 힘 모아 달라"

올해 초, MBC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의 해고가 '증거 없이' 이뤄졌다고 발언한 MBC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녹취록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인 바 있다.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승호 해직PD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22일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별도의 편지를 통해 '해직언론인 복직'과 '언론장악 방지법 통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낙하산 구본홍 사장을 반대하며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 해직된 YTN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 및 2012년 김재철 사장 퇴진 및 공정방송 쟁취 투쟁을 하다 해직된 MBC 최승호·박성제·강지웅·정영하·이용마·박성호 등 해직언론인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이 없는 사이, 언론은 참 많이 망가졌다. 비판이 사라지고, 정론이 사라지고, 올바른 대안이 사라졌다. 그들이 그립다. 그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62명의 국회의원이 서명한 '언론장악 방지법'이 상정을 위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들어, "이 법이 통과돼야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언론부역자들을 청산할 수 있고, 또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박근혜·최순실을 막을 수 있다"며 "올곧은 해고언론인들이 제자리에 돌아올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배석규와 YTN의 언론장악 부역자들에게 통보한다. 1만2천 언론노동자들은 해고, 노조탄압, 공정방송 말살로 점철된 당신들의 죄과와 부역 행위를 하나하나 역사에 기록해 책임을 묻고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MBC, YTN 해직자 문제 조속히 해결해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YTN 해직사태 3000일'을 언급하며 YTN과 MBC가 해직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은 YTN 해직자들의 해직 3000일이 되는 날이다. 정말 오랜 기간을 공정방송을 위해 싸우다가 해직되어 거리로 나왔다"며 "그런 기자정신이 살아있었다면 이 나라가 여기까지 왔겠는가 하는 점을 오늘날 대한민국 언론인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바로서야 민주주의가 지켜진다는 것을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목격했다"면서 "이번 국정조사 특위에서 반드시 언론개혁 과제와 언론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관련자들이) 추후 증인 협상에서 채택될 수 있도록 협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우 원내대표는 YTN, MBC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YTN은 사장이 최순실과 관련돼 있다는 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MBC는 정윤회 아들의 출연과 관련해 (경영진이) 압력을 넣고 출연료 인상까지 시켜줬다는 보도가 있다"며 "MBC, YTN은 해직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최순실 관련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최고의원회의에서도 "(국회가) 그동안 방송 공정성 및 공영성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면서 "YTN 사장이 최순실과 관계 있다는 제보가 당에 들어왔다. 이 문제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점검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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