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승객, 2시간 동안 소란피워
- 비행 전 이미 양주 마셨다 진술
- 남성 승무원 한 명도 없어
<경운대학교 정윤식 교수>
- 3단계 매뉴얼, 상당 시간 소요돼
- 미국은 술주정도 테러로 간주해 대처
- 승무원 입장선 오히려 문책당할 수도
- 항공 특성상 더 강력한 제재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민수(인천국제공항경찰대 수사과 팀장), 정윤식(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
(사건 현장 음성) “안 보여? 야, 야 XXX. 왜 안 하냐고?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XX야. 그만 해.”
이런 식의 난동이 계속 이어졌던 겁니다. 승무원들한테 침을 뱉고 발로 차고 욕설을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이런 채로 한국까지 온 겁니다. 그런데 마침 이 비즈니스석에 'Now and forever'로 유명한 팝가수죠. 리차드 막스가 타고 있었습니다. 리차드 막스가 이 상황을 SNS에 올리면서 국제적인 망신이 됐는데요. 잊을 만하면 벌어지는 기내 난동. 이게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이 사건을 담당했던, 그러니까 이 피의자가 비행기에 내려서 수사를 받았던 인천국제공항경찰대 수사과의 박민수 팀장부터 연결을 해 보죠. 박 팀장님, 나와 계십니까?
◆ 박민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게 지금 20일 오후에 일어난 일이죠, 우리 시각으로?
◆ 박민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승객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게 언제였습니까?
◆ 박민수> 비행기가 출발한 시간이 14시 40분이고요. 최초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게 16시 20분이고 17시 20분에 피의자를 제압해서 결박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소란을 피운 시간은 한 시간 정도 되고, 결박 당한 후에 고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했기 때문에 2시간 정도 소란을 피웠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결박할 때까지 1시간, 결박 후에도 소리 지르고 이런 게 또 1시간.
◆ 박민수> 네. 도착할 때까지요.
◇ 김현정> 리차드 막스의 SNS에 보면 4시간 동안 승객들을 공격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네요, 사실 관계가?
◆ 박민수> 4시간이라는 거는 비행기 총 운항 시간을 그렇게 얘기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도대체 그 승객이 어떤 식으로 왜 난동을 피운 겁니까?
◆ 박민수> 술에 좀 취해 있는 상태였었는데.
◇ 김현정> 탈 때부터?
◆ 박민수> 비행기 타기 전에도 양주를 몇 잔 마셨다라고 저랑 인터뷰를 했거든요.
◇ 김현정> 타기 전에 몇 잔 마셨고, 타고 나서도 지금 보니까 2잔 반 마셨네요?
◆ 박민수> 승무원들이 2잔 반을 제공했다고 하는데 피의자 상대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술의 양은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술에 취한 채 어떻게 시비를 건 겁니까?
◆ 박민수> 옆에 앉은 승객한테 계속 말을 붙였는데 무시하고 응해 주지 않으니까 갑자기 손을 뻗으면서 폭력을 행사한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 승무원들도 폭행을 하고 그 상황이 전개되게 된 거죠.
◆ 박민수> 일단은 승무원들이 경고를 하고 (제지가 안 되니까) 결박을 하기 위해서 케이블타이와 포승줄을 이용을 했죠.
◇ 김현정> 그 과정에서 다른 승객들, 리차드 막스를 비롯한 다른 승객들이 어떻게 도운 겁니까?
◆ 박민수> 승무원들이 이제 여자분들 밖에 없으니까 술 취한 사람을 당해내지 못하니까 주변에 있는 승객들이 같이 붙들고 도와줬다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아니, 남성 승무원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 비행기에?
◆ 박민수> 비행기에 남성 승무원은 없었고, 남성 정비사가 한 명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정비사가. 교육받은 승무원 중에는 남성이 하나도 없었고 여성 승무원만 있는 상태. 그러니까 이 남자 힘을 당해내지 못하니까 승객들이 돕는 상황이 된 거군요, 제압해서. 포승줄로 결박한 다음에는 그 승객 자리에 그냥 둔 건가요?
◆ 박민수> 그 자리에 그냥 결박을 해뒀습니다.
◇ 김현정> 팀장님이 만나보시니 피의자가 만취 상태던가요?
◆ 박민수>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비행기에서는 양주 두 잔 반 마셨다는데 그 전에 꽤 많이 마신 상태였겠네요, 이미?
◆ 박민수> 그러니까 대화 자체가 상황을 물어보면 기억 안 난다, 모른다 이렇게 일관하고 있으니까요.
◇ 김현정> 그래요?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이라는 얘기도 있던데요?
◆ 박민수> 그냥 30대 초반의 일반 아버지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이렇게 제압이 됐으니 망정이지 여차하면 큰 사고로까지 이어질 뻔했는데 그냥 이렇게 집으로 귀가시키는 게 맞느냐, 이거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 하세요?
◆ 박민수> 법적으로 구속사안이 되지 않을 때는 그 자리에서 조사 받고 돌려보낸다든지 조사가 불가할 때는 일단 보호자를 연계해서 귀가조치시켰다가 나중에 소환해서 조사를 하는 게 그 수사의 전례입니다. 조사가 불가능한데 계속 붙들고 있을 수는 없고요.
◇ 김현정> 보호자는 뭐라고 하던가요? 아들이 지금 비행기에서 국제적인 지금 망신을 시킨 상황인데요?
◆ 박민수> (헛웃음) 할 말이 없다고 합니다.
◇ 김현정> 할 말이 없다, 부끄러워서 할 말이 없다는 말씀이세요?
◆ 박민수> 네. 부끄러워서 할 말이 없다…
◇ 김현정> 부모도 할 말이 없다 창피하다 이러고 갔군요.
◆ 박민수> 네,네.
◇ 김현정> 이 사람 그러면 다시 정신 차리고 재조사를 해야 될 텐데 언제 부를 생각이세요?
◆ 박민수> 조사 자료를 충분히 만들어서 금주 내로 소환해서 조사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팀장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민수> 네.
◆ 정윤식> 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동영상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승무원들이 진짜 온갖 수모를 당해가면서 침을 수십 발 다 맞아가면서 겨우겨우 포승줄로 묶었거든요. 승무원들은 최대한 폭력적인 상황을 피해가면서 최대한 정중하게 뭔가 제압을 하느라 고생을 한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까 무려 1시간이 걸렸다는 겁니다. 어쩔 수 없었던 걸까요. 어떻게 보셨어요, 그 장면?
◆ 정윤식> 사실 그런 상황에서는 신속히 해야 주변 승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건 당연한 건데요. 아직 매뉴얼에도 3단계 절차가 사실 시간이 좀 걸리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3단계로 매뉴얼이 되어 있습니까? 기내난동 제압하는 매뉴얼?
◆ 정윤식> 네. 첫째는 기내방송을 해서 주변 인물이라든지 아니면 동료들한테 자제를 부탁을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 다음에는 두 번째로 직접 가서 이렇게 되면 당신을 포박한다라든지, 미란다 원칙을 얘기해 준다든지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말로 한번 경고를 줘야 되는 거예요?
◆ 정윤식> 예. 그게 해결이 안 될 때는 그야말로 포승줄, 수갑 또는 격리시키는 강력한 제재가 따르게 되는데요. 그런 과정이 바로 연결되지 않고 시간을 좀 갖기 때문에.
◇ 김현정> 승무원들은 그거에 따라서 말로 하고 설득해 보고. 이렇게 가다 보니까 시간이 1시간이나 걸리는 거군요?
◆ 정윤식>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지금 이것 때문에 리차드 막스가 자기 SNS에 쓰기도 했지만 다른 승객들은 엄청난 공포감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비행을 했다는 거거든요. 이게 다른 나라도 이렇습니까? 다 이런 식으로 제압을 하는데 이렇게 한참이 걸리나요?
◆ 정윤식>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런 데에 대해서 약간 좀 관행적으로 관대한 편입니다. 또 술주정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거를 테러나, 어떤 문제로 보지 않고 단지 술주정으로 보는 게 있지만 외국에서는 굉장히 그런 거에 대해서 두려움도 많이 느끼고요. 또 과거 그런 테러 사건도 많았기 때문에.
◇ 김현정> 미국은 술주정도 바로 테러로 보고 테러 단계의 대처를 하는 거군요?
◆ 정윤식> 네, 그렇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얼마나 걸립니까? 미국에서 만약 이 정도 상황이 발생했다면?
◆ 정윤식> 과거 기내 동영상을 보면 어쩔 때는 30초도 안 걸리는 것 같아요. 하여간 5분 이내에 그거에 대해서 바로 행동을 취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이 사람이 동영상을 보면 발로 승무원들 차고 침을 얼굴에 뱉고 이 정도인데 그러면 5분 안에 제압을 하려면 진짜 테이저건을 쏜다든지, 굉장히 폭력적으로 제압을 해야 하는데 미국은 그게 허용이 된다는 거예요?
◆ 정윤식> 왜 그러냐면 정당방위라든지 범죄자에 대한 인식에 대한 대응, 또 주변 승객이 느끼는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제재를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정윤식> 우리나라 입장에서 비즈니스석 승객 정도면 그것도 VIP에 들어가거든요.
◇ 김현정> 아, 항공사의 입장에서?
◆ 정윤식> 승객으로 서비스를 하던 사람한테 갑자기 승무원이 돌변해서 미란다 원칙 읽어주며 그 사람한테 제재한다는 건 아주 많은 경험을 하지 않은 승무원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거든요. 또 승무원도 겁도 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2, 30대 여승무원들이 겁이 안 날 수가 없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남자 승무원이 한 명씩은 적어도 타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그런 규정은 없어요?
◆ 정윤식> 되도록이면 남자 승무원을 태우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제 인원 비율이라든지 이런 걸로 볼 때 안 되는 경우도 다수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비즈니스석의 승객이라는 점, 그 부분을 잠깐 말씀을 하셨는데 혹시 비즈니스석의 승객이었기 때문에 더 강압적으로 더 빨리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웠던 건 아니냐 이런 의심도 좀 드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정윤식> 그렇죠. 자주 이용하는 고객이라든지, VIP명단 또 탑승한 명단을 보면 어느 정도 탔다는 거 마일리지 같은 게 다 나오거든요?
◇ 김현정> 이 사람이 어떤 승객인지.
◆ 정윤식> 예. 그렇기 때문에 이분한테 다음에 후일을 대비해서 심지어는 강력하게 대처했을 경우에, 아까 말한 대로 다치거나 하면 회사에서는 승무원들에게 왜 일을 크게 만들었느냐 하면서 문책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 제압을 신속하게 했다가 그 승무원이 당할 수 있군요, 처벌을?
◆ 정윤식> 네, 그렇기 때문에 이게 강력히 못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매뉴얼상으로, 법적으로 좀 강하게 제재할 수 있는 뭔가 근거가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저는 또 하나 걸리는 것이 이 남성, 앞에서 경찰도 말씀했습니다마는 알고 보니까 이미 술을 마신 채 이 비행기를 탔다는 거예요. 그런데 또 양주를 주문해서 2잔 반을 더 먹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 남성은 기내 범죄 전력도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난 9월에. 이렇게 술을 줘도 됩니까?
◆ 정윤식> 어쨌든 항공사 블랙리스트들이 있어서 탑승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또 항공 보안법에 의하면 음주로 인한 소란을 우려할 경우에 탑승을 거절할 수 있다고 돼 있거든요. 이게 다 절차가 되어 있지만 요새 전자티켓 등이 발달되면서 사실은 창구 직원과 만날 시간이 굉장히 짧고요.
그러다 보니까 지점장이 이런 걸 잘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고요. 또 하나가 요새는 술을 무료로 주기도 하지만, 지금 현재 추세가 판매하는 추세거든요. 1잔, 2잔도. 이게 다 항공사 수입과 연관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술을 안 준다는 게 사실 또 약간 또 어려운 문제가 발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술 팔려고 하다가 혹은 VIP 고객 놓칠까 봐 이렇게 술 주다가 지금 이 사람은 승무원들한테 침 뱉고 폭력 행사하고 이 정도로 그쳤지만 비행기 문이라도 열면 그 안에서 정말 더 큰 폭력이라도 벌어지면 이거 어떻게 할 뻔했습니까? 저는 아찔한데요?
◆ 정윤식>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 정윤식>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기내 난동 상황을 어떻게 예방할 건지, 벌어졌을 때는 어떻게 대처할 건지 우리의 매뉴얼이 지금 과연 맞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윤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운대학교 항공운항과 정윤식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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