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21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16-2017 KCC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79-84 패배를 안았다. 삼성과 공동 2위였던 오리온은 3위(14승7패)로 떨어졌고 이날 전주 KCC를 누른 원주 동부(13승8패)에 1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골밑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오리온은 리바운드에서 26-47로 크게 뒤졌다.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농구 격언을 떠올리면 이길 수 없는 상황. 다만 오리온은 3점슛 10-6의 우위를 앞세워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지난 7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부상을 당한 헤인즈의 공백이 뼈아프다. 알려진 대로 헤인즈는 KBL 최고의 득점원이다. 올 시즌 득점 1위(평균 29.25점)을 질주 중이었다. 그러나 헤인즈는 골밑에서도 제몫을 해주는 선수다. 올 시즌 리바운드 5위(10.38개), 블록 4위(1.44개)다. 수비에서도 나름 존재감이 있다는 것이다.
헤인즈의 대체 선수로 온 제스퍼 존슨(196.6cm)은 골밑 자원이 아니다. 빼어난 외곽슛과 평균 이상의 패싱력을 갖췄지만 리바운드는 젬병이다. 오리온 소속으로 뛴 3경기에서 리바운드는 고작 2개에 불과했다. 득점 역시 11점이 고작이다. 아직 몸이 덜 올라왔다고는 하나 거의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리온은 헤인즈가 빠진 이후 2승3패에 허덕이고 있다. 이전까지 오리온은 12승4패로 선두권을 달리고 있었다. 7일까지 당시 1위 삼성과는 불과 0.5경기 차였다. 그러나 이후 5경기에서 주춤하면서 1위 인삼공사(16승5패)에 2경기, 삼성에 1경기 차로 벌어졌다.
다만 존슨은 이후 체력과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제 모습을 찾았고, 이후 6승2패 상승세를 이끌었다. 오리온이 헤인즈 대신 존슨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 뜻을 밝힐 정도의 활약이었다. 그러나 존슨이 부산 KT로 이적하면서 오리온은 헤인즈를 다시 데려와야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오리온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면서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이 무산됐다. 물론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며 최후에 웃었지만 6강 PO를 치러야 했던 수고가 있었다.
여기에 통합 우승에 대한 아쉬움도 없을 수 없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하지 못해 살짝 아쉽기도 했다"면서 "올 시즌에는 통합 우승에 도전하려고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추 감독은 아직까지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올 시즌도 오리온은 강력한 우승후보였고 1라운드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또 다시 헤인즈 부상 암초를 만나면서 정규리그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다. 당초 오리온은 존슨과 22일까지 계약이었지만 헤인즈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과연 오리온이 악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