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언론장악 방지법' 통과 위해 더 분발해야"

본회의까지 D-8, 아직 상정도 못해… "6차 청문회서 언론게이트 다뤄야" 주장도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회는 언론장악방지법 즉각 제정하고 언론게이트 청문회를 개최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야3당과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의원 162명은 지난 7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언론장악 방지법')을 공동발의했다.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공영방송 이사, 사장 선임구조를 바꾸자는 이 법안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언론단체들이 기자회견, 항의 집회, 토론회, 천막 농성 등을 벌이면서 방송법 개정을 촉구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 없이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임시국회 일정 가운데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본회의까지는 단 8일밖에 남지 않았다.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회는 언론장악 방지법 즉각 제정하고 언론게이트 청문회를 개최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몽니에 이렇다 할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오랜 기간 답답한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야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KBS, MBC, 조중동 등의 언론은 우리가 다 예측할 수 있듯,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어떻게 보수세력이 재집권할 것인가 하는 데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향후 보도 방향도 그쪽에 맞춰질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언론부역자들을 쳐내기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교체는 민주주의적이어야 하고 국민들의 민심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 정략적 계산에 다라 민심을 왜곡하고 빨갱이 불순세력으로 서슴없이 몰아가는 그런 언론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정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에 기여하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 언론은 여야도, 진보보수도 아닌 '진실'과 '국민'의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미방위 새누리당 박대출 간사는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와 162명 의원이 서명한 의지를 개인이 깡그리 뭉개버리는 것"이라면서도 "그럼 야당은 잘하고 있나. 야당도 참 미적지근하다. 과연 야당이 이 법안을 진정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요즘 '파파이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종편 때찌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왜 종편 얘기만 하고 더 심각한 공영방송 문제를 안 다루느냐고 꾸짖는 목소리를 듣는다. 공영방송이 편파라고 보기도 어려운, 명백한 '왜곡' 수준의, 종편보다 더 못한 방송 내놓고 있는 상황을 국민들도 다 아는데 정작 국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언론장악 방지법 즉각 제정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이어, "이는 새누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에서 정말 의지가 있는가 저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혹여 (민주당이) 정권을 잡게 된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이 법도 괜찮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는 것이라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며 "언론장악 방지법은 그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공영방송이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고 국민의 품에 돌려주는 법이다.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은 너무 많이 했다. 야당도 좀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해야 한다. 결단 있는 행동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은 "(국회) 방송공정성 특위에서 여야가 추천한 자칭 진보·보수학자들조차도, 어디 한 자리 노리고 이명박근혜 정권에 아부했던 학자들조차도 (여야 이사 비율) 7:6과 특별다수제에는 동의했다. 이 법을 만들기 위해 힘을 쓰지 않는 의원들이 도대체 대한민국 국회의원인지 정말 의심스럽다. 반드시 이 법을 통과시켜 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은 "오늘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국회가 지금과 같은 상태로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못할 경우 분명히 책임을 묻겠다. 새누리당 신상진(미방위원장) 의원, 박대출 간사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 국민의당 김경진 간사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다. 또 정의당 추혜선 의원 역시 (방송법 개정안 통과에) 힘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9대 국회 때 방송공정성 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사진=김수정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19대 국회에서 국회 방송공정성 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참석해 연대 발언을 나눴다. "(여러분들을) 고생시켜서 죄송하다. 맹렬히 반성한다"고 말문을 연 이 의원은 "저희들도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혀 진척 안되고 있다. 전체회의에 올라온 법안은 심사를 위해 법안소위에 회부하게끔 되어 있는데, 저희 박홍근 의원이 법안소위 간사여서 거기로 넘어가면 일사천리로 통과될까봐 겁먹어서 그런지 (신상진) 미방위원장이 법안소위로 넘기지조차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언론장악 방지법 통과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또 민주당에 대해 얼마나 꾸지람하고 있는지 그대로 전달하겠다. 당 지도부부터 미방위 소속 의원들까지 여기에 관심 갖고 법안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6차 청문회'는 '언론게이트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윤회 문건 및 비선실세 보도'에 대한 보복 탄압 △청와대의 KBS 고대영 사장 및 이사회 이사 선임 개입 의혹 △EBS·YTN 사장 선임 관련 최순실 개입 의혹 △MBC의 비선실세 출연 특혜 의혹 △공영언론의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보도참사 지휘 책임 등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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