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특별검사와 '국민의 뜻'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박영수 특검팀이 21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윤석열 수사팀장, 양재식 특검보, 박충근 특검보, 박 특검, 이용복 특검보, 이규철 특검보, 조창희 사무국장.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검팀이 20일간의 준비를 마치고 21일 공식 출범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날 현판식에서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특검이 언급한 '국민의 뜻'과 '올바른 수사'는 피의자로 입건된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는 특검팀이 명심해야 할 핵심 요체다.

왜냐하면 특검팀의 수사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실 '국민의 뜻'과 '올바른 수사'는 불가분(不可分)의 연관성을 지닌다. 촛불 민심으로 대변되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만 이해한다면 특검팀이 수사의 성과를 내지 못할 리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저버려 결국 탄핵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별검사(independent special prosecutor)'의 호칭에서 보듯 검사에게 '특별'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어떤 외압으로부터도 독립적인(independent) 수사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됐다.

특검팀은 공식 수사 개시 첫날부터 1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독일에 사법공조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내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최근 일련의 상황은 황당스러움 그 자체다.

"죽을 죄를 지었다"던 최순실은 19일 열린 첫 재판에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심지어 무죄까지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심판 답변서에서 국회가 제시한 13가지 탄핵 사유를 모두 부인했고,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이라는 미국식 은어(隱語)까지 활용해 최순실이 '소통창구'였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이런 와중에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하는 최순실 측근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했다는 위증 교사 의혹까지 불거졌다.

정말 뻔뻔스럽게도 관련자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조력자들은 진실을 은폐하려 하면서 역설적이게도 특별검사가 왜 필요한 지 새삼 명백해졌다.

특검팀의 핵심 수사 대상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와 '세월호 7시간'의 진실, 박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의 40년 유착관계,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세월호 수사 방해를 비롯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한 대기업으로부터의 강제 모금 등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말 바꾸기로 검찰 수사까지 거부한 만큼 특검팀은 대통령 직접 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 등 진실 규명을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동원해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특검팀은 앞으로 최장 100일의 수사 기간 동안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진정 '정의의 칼'로 온갖 부조리와 비정상으로 얽혀진 녹슨 사슬을 끊어내고, 헌법 유린과 국정 농단의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를 통해 뜨거운 촛불 민심에 부응하는 막중한 책무가 특검팀에 주어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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