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현판식과 동시 '삼성·정유라' 강제수사 돌입

국민연금 등 10여곳 해당…박근혜 뇌물죄 수사 박차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박영수 특검팀이 21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윤석열 수사팀장, 양재식 특검보, 박충근 특검보, 박 특검, 이용복 특검보, 이규철 특검보, 조창희 사무국장.) (사진=이한형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본격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외교부에 여권무효화 요청을 하는 등 사법 절차를 밟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무실과 세종시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의 삼성에 대한 제3자 뇌물공여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간 대가관계 및 국민연금의 배임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규명과 함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정조준한 수사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특검이 이날 현판식에서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시각,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됐다.

삼성은 대기업 가운데 미르‧K스포츠재단에 후원기업으로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여원을 출연했다. 또 최씨와 딸 정씨의 승마구입비 등 명목으로 220억원을 특혜 지원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 규명을 위한 박영수 특검팀이 21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의혹을 확인하기위해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연금 서울남부지역본부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 2014년 당시 삼성그룹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안의 핵심이이었기 때문에, 삼성물산 지분 10%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삼성이 최씨 등에 비정상적인 지원을 하는 대가로 국민연금을 지원하도록 최씨 등이 입김을 불어넣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연금 합병 찬성 결정 불과 보름 뒤인 7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청와대에서 단독 면담을 가졌고, 당시 재단 지원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지난달 23일 국민연금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전날 최씨의 딸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씨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독일 검찰에 수사기록과 거래내역, 통화내역 확보와 재산동결 조치를 위해 사법공조를 요청했다.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소환요청 없이 국내 입국을 위한 강제 소환 절차를 밟아 수사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관계자는 "정씨의 체포영장이 독일 검찰을 통해 법원에서 다시 청구될 경우 체포와 국내 송환 절차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방법이나,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하면 독일에서 추방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삼성그룹의 최씨 모녀 특혜 의혹, 이화여대와 청담고 특혜 의혹 등 각종 특혜와 의혹의 핵심 당사자다.

이처럼 특검팀은 이날 국민연금을 포함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최씨의 딸 정씨에 대한 사법처리 등 광폭 행보로 대내외에 '박영수 특검팀의 본격 수사 개시'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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