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구 주례2구역 재개발 반대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사상구청에 건물 철거 과정에서 이뤄지는 석면해체 작업에 문제가 있다고 줄기차게 민원을 제기해왔다.
정경필 주례2구역 재개발 비대위원장은 "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건축과와 토지정보과 등 구청 내 관련 부서에서는 '석면해체 지도와 감독 권한은 북부고용노동청에 있다' 거나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취재진과 송숙희 사상구청장, 해당 부서 공무원과 함께한 면담에서도 "절차대로 석면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구청이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당시 면담에서 취재진이 주례2구역 철거현장에서 발견한 석면잔해물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구청은 "사실상 지도감독 권한이 없다"며 북부고용노동청에 책임을 떠넘기기가 바빴다.
하지만 이런 해명과 달리 구청이 지금까지 주례2구역 석면해체 과정에서 감리로부터 허위보고서를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부터 주례2구역 석면해체 과정을 감독했던 감리는 구청 환경위생과에 주례2구역 내 19개동 건물의 석면해체 작업이 문제없이 이뤄졌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인천에 있는 (사)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가 주레2구역 현장을 찾아 점검한 결과, 완료 보고서가 제출된 빈집 곳곳에서 석면 조각과 해체되지 않은 석면 지붕이 통째로 발견됐다.
구청에 허위 보고서가 제출된 것인데, 두 달 넘게 주례2구역 주민들이 석면비산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동안 담당 부서는 전혀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 사상구청, 석면해체 현장 허위보고서 받은 것으로 드러나 뒤늦은 행정처분 진행
구청은 뒤늦게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밟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해 주례2구역 한 주민은 "허위 보고서에 의지해 구청이 사실상 민원을 외면해온 것"이라며 "구청이 뒤늦게 빼 든 행정처분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부고용노동청도 지난 19일 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 현장점검 이후 해체 업체에 대한 더욱 강력한 사법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석면 제거 작업이 완료된 곳에서 단순 석면 조각 잔해물이 아니라 해체되지 않은 석면 지붕이 통째로 발견되자, 특별사법경찰관의 지위를 갖고 있는 고용노동청 감독관은 업체의 위반사항을 정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 최미경 이사장은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공공기관이 유독 이권을 다투는 재개발 지역 내 석면 문제에 대해서는 둔감한 것이 문제"라며 "특히 담당 공무원들이 석면해체 현장 경험이 부족해 불법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