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집 샀다"…가구당 금융부채·부동산 급증

40대에서 부채 증가율 급증, 자영업자는 소득 3분의 1이 원리금상환액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근 빚내서 집을 사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우리 가계의 부동산 자산과 금융부채의 급증세가 뚜렷이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6187만원으로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전체 자산 가운데는 부동산 자산의 증가율이 5.8%로 가장 높았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6655만원으로 지난해 3월 (6256만원)보다 399만원, 6.4% 늘어났다. 특히 금융부채의 증가율은 7.5%에 달했다.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증가율은 최근 5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융부채 증가율 또한 2013년(7.9%)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즉 빚(금융부채)을 내서 집(부동산)을 사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우리 가구는 평균적으로 4883만원을 벌어, 1년 전보다 소득이 2.4%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부채 증가속도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한층 악화됐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올해 3월 기준으로 116.5%로 1년 전 111.1%보다 더 올랐다. 자산대비 부채 비율도 18.4%로 1년전보다 0.4%p 소폭 상승했다.


소득이나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속도보다 금융부채가 불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가처분 소득에서 빠져나가는 원리금 상환액 비중도 2014년 24%에서, 지난해에는 26.6%로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의 4분의 1 이상이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는 셈이다.

실제로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가운데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70.1%에 달했다. 그리고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가구의 74.5%가 가계의 저축과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로는 40대에서 자산과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40대의 순자산 증가율은 7.9%로 전체 평균 3.9%를 크게 앞질렀고, 부채 증가율도 12%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40대에서 부동산 취득이 활발했고, 이를 위해 대출도 많이 냈다는 결론이다. 이에따라 40대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30.2%로 소득의 거의 3분의 1이 원리금 상환에 투입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자영업자의 상황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가구소득은 1년 전보다 1.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가구당 부채는 3.9% 증가해, 소득에 비해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3배 더 빨랐다.

이에따라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대출원리금 상환액 비중은 35.5%로, 채무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기획재정부는 "채무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영업자의 경우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선제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