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대체로 내년 증시가 올해보다는 낫고, 박스권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증권사도 있다.
이를 대변하는 하나금융투자와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의 리서치센터장을 통해 내년 증시전망을 들어본다.
증권사 중 내년 주식시장을 가장 좋게 보는 곳 중의 하나는 하나금융투자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기업의 이익이 크게 개선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주식시장은 좋게 본다. 글로벌 인플레가 나타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것처럼 글로벌하게 보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이익도 상승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이익이 백조원 이하였는데 내년에는 110조원 이상이 예상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IT(정보통신)을 중심으로 기업이익이 좋아 주식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코스피 최고점이 박스권을 돌파해 2,350선까지 가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내년에 리스크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리스크가 없는 해가 없는 것처럼 내년에도 큰 리스크는 있다. 유럽에서는 선거 리스크가 있다. 프랑스 대선을 통해 민족전선이라는 극우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있고 독일 총선에서는 메르켈이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유럽을 흔들리게 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세계 경제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또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는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럽국가들이 유럽연합(EU)이 깨지게끔 놔두지 않을 거고 미국이 다른 나라 생각을 않고 금리를 급속도로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은 3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은 힘들 것으로 본다”고 조용준 센터장은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내년에도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겠지만 시장은 올해보다 조금 나아지는 수준을 예상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도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는 하단이 1,900선, 상단은 2,200선을 전망한다. 상반기에는 해외쪽 불확실성이 있지만 미국 경기가 회복을 확인하고 세계 경제에도 훈풍이 불어서 주식시장 자체가 오를 수 있다. 미국도 점도표를 통해 금리를 3번까지 올린다고 했지만 2번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달러 강세도 계속되지는 않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시장은 내년에 조금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박스권을 뚫지 못하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할 불확실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는 낮은 경제성장률 속에서 기업투자, 소비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 쪽에서는 이익은 늘지만 3년째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성장 모멘텀이 저성장으로 한계에 봉착해 있다. 해외 쪽에서도 중국 쪽에서 불안한 구석이 있고 유럽도 프랑스와 독일의 선거 등 예측을 불가능하게 하는 정치적인 변수가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박스권 상단을 뚫고 나가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증시전망을 가장 좋지 않게 보는 곳은 IBK투자증권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증시는 올해와 비슷하게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방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스권 상단 돌파가 힘든 이유는 경제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 초중반으로 올해보다 못하다. 미국은 올해 1분기를 바닥으로 올라오는 형국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세계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한국 경제가 좋아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렇게 경제가 좋지 않으면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하기는 힘들다”고 이종우 센터장은 말했다.
박스권 하방으로 약해지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금융완화정책의 기조가 끝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박스권의 밑바닥이 유지됐던 것은 저금리와 고유동성으로 주가가 어느 정도 내려가면 주식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변화가 왔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은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2008년 이후 계속 유지돼온 금융완화정책을 끝낸다는 신호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의 완화정책이 마무리되기 때문에 저금리기조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운 만큼 박스권 밑바닥 부분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럽발 금융위기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내년에 유럽은 쉽지 않다.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등 선거가 많은데 최근 유럽의 분위기로 보면 결과가 유럽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 최악의 리스크는 4선에 도전하는 메르켈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 내년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관련 협상도 시작된다. 내년에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