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대철 (기타리스트, 신중현 씨 아들)
◆ 신대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 토요일에 SNS에다 올리신 거죠?
◆ 신대철> 네, 그렇습니다. (웃음)
◆ 신대철> 그러니까 그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과 유래를 아마 잘 모르시고 그렇게 하신 것 같은데 이게 그냥 나온 노래가 아니고요. 예전 유신시대의 어떤 시대상황... 시대가 작품을 만들기도 하잖아요. 그 시대에 일종의 저항으로서 만든 노래인데 그걸 지금 그 쪽에서 부르신다는 게 참 안 맞잖아요, 뭐가.
◇ 김현정> 그러니까 박정희 정권에 대항해서 박정희 독재 끝내라. 박정희 찬양 그만하라고 만든 노래를 그것도 모르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을 옹호하는 집회에서 쓰이고 있는 게 좀 아이러니다?
◆ 신대철> 굳이 그렇게까지 해석할 필요는 없는데요. (웃음) 그 노래가,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에서 청와대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었다고 해요, 아버지한테.
◇ 김현정> 신중현 씨한테요?
◆ 신대철> 네. 그런데 거기에서 얘기한 내용이 뭐냐하면 ‘정권 찬양가 내지 박정희 찬양가를 만들어달라.’ 이런 제안을 했던 거죠.
◇ 김현정> 신중현 씨한테 박정희 찬양가를 만들어달라고요?
◆ 신대철> 네. 그런데 아버지는 그걸 거절했었고요. 그러자 재차 전화가 와서 이번에는 공화당이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었다 그래요. 그런데 그때도 또 거절했었는데. 그런데 그쪽에서 말씀하시는 게 이걸 안 하면 다친다, 이런 식으로 약간 위협, 협박성의 어떤 그런 말도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실제로 거절한 후에 진짜 다치는 일, 핍박 받는 일이 있었어요?
◆ 신대철> 실제로 아버지가 작곡하셨던 곡들이 줄줄이 금지곡이 됐죠.
◇ 김현정> 줄줄이 금지곡. 사실은 거의 모든 노래가 금지곡 아니었습니까, 그 당시에?
◆ 신대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고요. 그 일 이후에. 미인이라는 곡이 그때 대표적으로 굉장히 히트했던 노래인데 그 노래가 갑자기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유로 금지곡이 되고요. 그 당시에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은... 그랬었죠.
◇ 김현정> 신대철 씨가 사실 그때 어린 시절인데 그 고생했던 게 다 기억이 나세요?
◆ 신대철> 그럼요. 제가 초등학생이었고요.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셨죠.
◇ 김현정> 어머니가 찬양곡 하나 그러면 써주지 그걸 안 써줘서 핍박, 이런 하소연도 하시고요? (웃음)
◆ 신대철> 그걸 나중에 아버지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는 이런 사유가 있었구나라고 그렇게 알고 있었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어버이연합, 박사모 이런 보수단체에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 부르는 걸 보니까 화가 순간적으로 나신 거예요?
◆ 신대철> 화도 나고요. 그 노래 ‘아름다운 강산’을 아버지가 만들게 된 이유는 그런 거죠. 정권 찬양가, 권력자를 찬양하는 어떤 노래를 못 만들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이 강산, 아름다운 강산에 대해서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라고 해서 그렇게 만드신 거예요. 그런데 심지어는 그 노래조차도 유신정권에서 금지곡이 됐었다는 거죠.
◇ 김현정> 아름다운 강산도 금지곡이었어요?
◆ 신대철> 네.
◇ 김현정> 금지할 게 뭐가 있다고 그게 금지곡이었을까요?
◆ 신대철> 그러니까요. 그게 참 신기한 일이죠.
◇ 김현정> 그랬던 곡이군요. 그걸 부르는 걸 용납할 수 없다?
◆ 신대철> 그건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요.
◆ 신대철> 아마 아시겠죠. (웃음)
◇ 김현정> 아실까요?
◆ 신대철> 저는 사실 지난 토요일날 방송 TV를 보니까 그 장면을 목격하고 제가 바로 (반대하는) 글을 썼거든요. 아버지하고 그 후에 대해서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 김현정>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뭐라고 하실까요?
◆ 신대철> 글쎄요. 저도 궁금하기는 한데요. 한번 여쭤봐야죠. 아버지는 ‘중도를 지켜라’ 이런 말씀 하시지않을까. (웃음)
◇ 김현정> ‘너도 다친다, 조심해라.’ 이러실까요? (웃음) 알겠습니다, 신대철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보수 쪽 분들이 안 나오셨으니까 반론을 하자면 노래라는 건 작곡가나 가수가 발표하고 나면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사용할지는 철저히 대중의 몫 아니냐, 이렇게 얘기할 수 있거든요?
◆ 신대철>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는데요. 박사모 분들이 아침 이슬 같은 노래는 안 하셨을 거 아니예요.
◇ 김현정> 안 하죠.
◆ 신대철> 그 노래의 배경을 아니까 안 하시는 거잖아요. 아름다운 강산도 배경을 아시면 안 하실 거예요. 아마.
◇ 김현정> 배경을 알면 안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노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세요?
◆ 신대철> 그렇기도 하고요. 전혀 어울리지가 않아서요. 예를 들어서 이게 우파의 시각으로 만약 만들어진 노래다라고 하면 아름다운 조국이라고 했겠죠.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나...
◇ 김현정> 그랬겠네요. 정권이라고 했든지.
◆ 신대철> 아름다운 강산은 이 자연을 얘기하는 거잖아요. 우리 정권이 있기도 전에 훨씬, 기존에 존재했던 어떤, 우리의 삶의 배경을 그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했던 그런 노래니까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8차까지 촛불집회 했는데 언제 한번 나가서 제대로 연주해 주겠다, 이러셨어요. 언제 나가시나요?
◆ 신대철> 안 그래도 촛불집회 집행부 쪽에서 연락이 와가지고 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좋다고했죠. 그래서 말일 날 큰 집회를 하신다시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말일날 굉장히 큰 집회가 있는데 그때 나가시는군요?
◆ 신대철> 네. 아마도 그때 하게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대로 된 버전 한번 제대로 들려주세요.
◆ 신대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신대철 씨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우리가 듣고 가야겠네요. 신중현과 뮤직파워의 ‘아름다운 강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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