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철거작업이 진행 중인 부산 사상구 주례2구역 재개발 현장.
빈집에는 A4용지 4개 크기의 커다란 석면 슬레이트가 방치돼 있는가 하면 잘게 부서진 조각들도 쌓여 있었다.
특히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골목에까지 부서진 석면 슬레이트가 널브러져 있었다.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폐에 들어갈 경우 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이다.
때문에 건물철거 전에는 반드시 석면 슬레이트 지붕 등을 제거하는 석면 해체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르면, 해체 작업 시에는 외부 공기 중으로 석면이 누출되지 않도록 차단막을 설치해야 하고, 해체된 석면 폐기물은 2중 비닐에 쌓여 바로 처리돼야 한다.
주민 박순자(69) 씨는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들이 150가구는 되는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석면을 해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해체 업체가 석면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설치한 차단막 곳곳에 빈틈이 많아 전혀 분진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정경필(65) 씨는 "현장에서 석면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어 여러 차례 구청과 고용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그럴 때마다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다' 혹은 '문제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울분을 쏟아냈다.
실제 취재진이 석면 해체 작업을 관리 감독하고 있는 북부고용노동청에 주례2구역에 대해 문의하자 처음에는 "문제없이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현장에서 찍은 널브러진 석면 조각 사진을 제시하자, 북부고용노동청은 현장을 함께 방문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13일, 북부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과 주례2구역 철거 현장을 다시 찾은 결과 이날도 석면 조각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슬레이트 해체작업이 완료된 건물의 지붕에 올라가 보니, 심지어 석면 조각이 건물 지붕에 붙어있거나 자잘한 석면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북부고용노동청 감독관은 "석면 잔해물이 현장에서 발견된 만큼 폐기물 처리 경위를 다시 파악한 뒤, 석면 해체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형사고발 등의 조취를 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석면 해체 작업을 맡은 업체는 "규정에 맞게 석면을 해체하고, 폐기물을 처리했다"며 "얼마 전 현장을 가보니 석면 조각들이 있어 의아했는데, 누군가 가져다 놓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