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테마 종목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정작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적자를 내는 부실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 차기 대선 후보군 관련 테마 종목 14개의 올해 7월부터 지난 16일까지의 주가상승률은 평균 33.27%였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대부분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1~3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14개 종목 중 9곳이 적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5곳만 흑자를 냈다.
작년 동기 대비 실적이 나아진 곳도 절반이 안 되는 6곳뿐(적자축소 3곳 포함)이었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테마 종목은 대성파인텍[104040]·우리들제약[004720]·우리들휴브레인[118000](문재인), 지엔코[065060]·광림[014200]·성문전자[014910]·씨씨에스[066790]·큐로홀딩스[051780](반기문), 쏠리드[050890]·한네트[052600]·푸른기술[094940](이재명), 체시스[033250]·디지틀조선[033130]·엔케이[085310](김무성)다.
주요 테마주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보면 반 총장과 관련된 대표적 종목인 큐로홀딩스는 작년 1~3분기 순이익이 13억8천만원이었지만 올해 동기에는 62억7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종목의 하반기 주가 상승률은 14.76%, 탄핵소추안 가결(9일) 이후 상승률은 48.77%였다.
다른 반기문 테마주인 지엔코는 올 들어 3분기까지 42억5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하반기 주가 상승률이 무려 160.63%에 달했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휴브레인은 하반기 들어 주가가 1천816원에서 2천570원까지 130.85% 뛰었지만 올해 1~9월 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올 하반기 이후 테마주별 평균 주가 상승률을 보면 반기문(74.65%), 문재인(65.68%) 테마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에 김무성(-27.61%), 이재명(-7.22%) 테마주는 오히려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9일을 기점으로 한 주가 상승률에선 여권인 반기문(30.55%), 김무성(10.54%) 테마주의 상승률이 높았고, 야권인 문재인(0.43%), 이재명(-3.02%) 테마주는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자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질서확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무기한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루머가 빈발하는 기업에는 사실 여부를 바로 공표토록 하는 '사이버 경보(Alert)' 시스템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