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채프먼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MLB닷컴과 ESPN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이 소식을 전했다.
입단 소감보다 눈길을 끈 건, 전 소속팀 사령탑 조 매든 컵스 감독을 향한 불만이었다.
채프먼은 "컵스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내가 던지지 않아도 될 때 등판하는 경우가 있었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영역이지만, 나는 (매든의 투수 기용에) 동의할 수 없다. 특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에서는 지친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컵스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둔 채프먼을 7월에 영입하며 우승 의욕을 드러냈고, 포스트시즌에서 적극적으로 채프먼을 활용해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혹사 논란도 일었다.
채프먼은 양팀이 7차전까지 치른 월드시리즈에서 5차례 등판해 7⅔이닝을 던져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채프먼이 가장 불만스러워한 등판은 월드시리즈 6차전이다.
매든 감독은 컵스가 7-2로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채프먼을 조기투입했다. 컵스가 9-2로 달아났지만, 9회말에도 채프먼이 마운드에 올랐고 첫 상대 타자에 볼넷을 내준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7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더구나 채프먼은 이틀 전 5차전에서 공 42개를 던졌다.
채프먼은 "솔직히 6차전에서는 내가 등판할 필요가 없었다. 중요한 7차전을 앞두고 너무 힘을 뺐다"며 "감독의 지시에 따라 등판했고, 지쳐버렸다"고 털어놨다.
7차전에서도 채프먼은 마운드에 올랐다. 구위는 눈에 띌 정도로 떨어졌다. 채프먼은 3점 차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컵스는 연장 10회초 결승점을 뽑아내 8-7로 승리하며 힘겹에 우승컵을 들었다.
채프먼은 "한 번도 매든 감독에게 내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당시는 전사처럼 싸워야 한다는 기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인터뷰 말미에 채프먼은 "선수는 감독과 구단이 원할 때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져야 한다. 이건 선수의 본분"이라며 비판 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할 순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피곤한 가을'을 보낸 채프먼은 컵스를 떠나 역대 메이저리그 구원 투수 최고인 5년 8천6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채프먼은 "지금 몸 상태는 좋다.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합류하고자 매일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며 "양키스와 계약한 5년 동안에도 건강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