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맏언니’ 김세영, 코트에서는 ‘독종’이 된다

현대건설의 맏언니 김세영은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터뷰도 거절할 정도지만 코트에서는 부상도 참고 뛸 정도로 악바리 같은 모습으로 변신한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맏언니인데 팀을 잘 이끌어주고 경기도 잘하니까 ‘고맙다’는 말이 가장 큰 칭찬 같아요”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16일 흥국생명과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3라운드에서 시즌 첫 맞대결 승리이자 3-0 셧아웃 승리를 거둔 뒤 김세영을 칭찬했다.


한 차례 은퇴 후 번복한 뒤 코트에 돌아온 김세영이지만 기량은 여전하다. 더욱이 지난 8일에는 경기 중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를 다쳐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4개의 블로킹을 홀로 잡으며 16득점으로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코트에서 단연 돋보인 김세영은 1981년생으로 현대건설 선수단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양효진과 함께 여자부 최강의 ‘트윈 타워’로 맹활약 중이다. 둘의 존재 덕분에 현대건설은 올 시즌 현재 세트당 3.173개의 블로킹으로 2위 KGC인삼공사(2.447개)를 큰 차이로 제치고 여자부 블로킹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개인 부문에서는 양효진이 세트당 0.942개로 1위, 김세영이 0.740개로 3위다.

양철호 감독의 칭찬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맹활약을 펼친 김세영이지만 코트를 벗어나면 너무나 수줍기만 하다. 인터뷰 등 미디어 활동을 낯설어 하는 성격 탓에 어렵게 취재진과 만난 김세영은 맹활약의 비결로 자신이 아닌 세터 염혜선의 배급을 꼽았다.

“준비한 공략대로 서브부터 잘 됐다”는 김세영은 “앞서 경기에서는 나를 막는 모습이 많이 없었는데 오늘은 (염)혜선이가 나를 선택했다. 그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아직 왼손 엄지손가락이 불편한 탓에 훈련할 때도 절대로 공이 닿지 않게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는 김세영은 “그래도 연습 때는 100%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올 시즌 나이를 잊은 맹활약의 배경을 소개했다. 양철호 감독도 “통증은 남아있는데 시합할 때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세영은 “전에 KGC인삼공사에 있을 때는 팀 전체 러닝은 했지만 개인 훈련은 따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팀 훈련과 별개로 40분 정도 러닝을 따로 하는데 이게 (효과가) 아주 좋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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